교육부 권고에도 지침조차 없어
인천지역 학교 대부분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 철제 방화셔터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천시교육청은 철제셔터를 천스크린 등으로 교체하라는 교육부의 권고를 받고도 내부지침이나 교체 계획 등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시교육청과 교육부에 따르면 인천지역 학교 403곳의 방화셔터 3천920개 중 3천665개(93.5%)는 철제 방화셔터다. 천스크린을 사용한 방화셔터는 단 255개(6.5%)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천스크린 교체율(7월 기준) 중 최하위다.
앞서 교육부는 2019년 경남 김해에서 한 초등학생이 철제 방화셔터에 목이 끼는 사고를 당해 의식을 찾지 못하자 중대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학교시설 방화셔터 안전성 확보 개선 방안’을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 개선안에는 25㎏의 철제 방화셔터 대신 5㎏ 안팎인 천 스크린으로 교체하고, 신설학교의 경우 천 스크린이나 방화문으로 설계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이 같은 권고가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내부 지침과 계획 조차 만들지 않았다. 지침 등이 없다보니 지난 3월 개교한 연수구 미송중학교는 천스크린 방화셔터를 설치하고, 9월 개교한 서구 한별초등학교는 철제 방화셔터를 설치하는 등 뒤죽박죽인 상황이다.
한별초 관계자는 “천으로 된 방화셔터가 있는지 처음 들었다”며 “교육부 권고안에 대해서는 각 학교 방화셔터 담당자들도 모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신설학교 설립 부서에서 교육부 지침을 공유받지 못해 설계에 철제 방화셔터를 넣은 것 같다”며 “내년 초까지 전수조사를 끝내고, 교체계획과 내부지침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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