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코로나 시대와 거시경제 대책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를 ‘우려 변이’로 분류하고 이름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우려 변이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나 치명률이 심각해지지고 현행 치료법이나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커져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일 때 분류된다.

현재까지 우려 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까지 5개다. 오미크론은 뾰족한 돌기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32개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돌연변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몸에 침투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전염력이 가장 높았던 델타 변이보다 2배나 많다.

전염력이 무려 5배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일각에선 백신 무용지물론이 제기될 정도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은 항공편을 중단하거나 입국 금지 조치를 속속 강화하고 있다.

세계 경제도 요동쳤다. 오미크론이 본격 보도된 첫날 26일,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식시장이 4% 넘게 떨어졌고 미국 뉴욕 증시는 2% 이상 하락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 넘게 떨어졌고 국제유가도 10% 이상 폭락해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갔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국내 주가도 휘청거렸다. 코스피 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 끝에 -1.47%로 마감했고 코스닥 지수도 1000선을 간신히 지켜냈다. 원/달러 환율은 연일 오름세로 120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은 지난 1월(4.2%)과 4월(4.4%)보다 상향 조정한 2022년 세계 경제성장률 4.9%를 종전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0% 역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급격하게 오르는 환율도 문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미국의 긴축 조짐 등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 해 7월 이후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면서 이미 상승 흐름을 탄 우리 물가를 더욱 자극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차손으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증시 이탈 현상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 2022년에는 세계 경제가 팬데믹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한국 경제 전망을 밝게 보기엔 여러 가지 국내외 상황과 여건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함께 거시경제에 대한 대응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정·통화·금융 당국은 국내외 금리 상승과 주식·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리스크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한편 거시경제금융회의 활성화를 통해 선제적인 경제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도형 홍익정경연구소장·청운대 교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