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나눔은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제 삶, 그 자체입니다”
2년간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후원까지 급감하는 어려운 시기 연탄 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 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허기복 연탄은행 대표(65)는 경기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취약 계층에게 연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허 대표는 1998년 외환 위기(IMF) 당시 노숙인이 급증해 이들을 돕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80세가 넘은 노인이 연탄이 없어 16.5㎡ 남짓한 추운 골방에서 떠는 모습을 보고 연탄은행 설립을 결심했다. 때마침 한 후원자가 연탄 1천장을 기부하면서 2002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탄은행은 지금까지 약 7천만장의 연탄을 50만여 가구에 전달하며 온정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허 대표는 “봉사는 나를 돌아보는 계기이자, 이웃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주는 것”이라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해야겠다고 느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사비를 털어가며 손수레에 직접 연탄을 싣고 낙후된 지역 이곳저곳을 찾아 돌아다녔다. 그 결과 여주, 남양주, 동두천, 연천 등 전국 31곳에 연탄은행이 설립됐다.
어느덧 연탄은행을 운영한 지 20년을 훌쩍 넘긴 허 대표는 올해 적지 않은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 연탄 기부가 전년 대비 60% 이상 줄었고, 올해 또한 지난해와 환경이 별반 다르지 않아서다.
허 대표는 “연탄을 사용하는 대다수가 취약 계층에다가, 고연령층이라 수입이 전혀 없어 스스로 빈곤 탈출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며 “여기에 정부의 ‘친환경 정책’ 영향으로 연탄에 대한 거부감도 늘어난 것이 연탄 기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친환경 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주변에는 생존을 먼저 돌봐야 할 어려운 이웃이 많다”며 “연탄이 계속 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허 대표는 “더 많은 경기도민이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활동에 동참해주길 바라며, 연탄 한 장이 주는 가치와 행복을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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