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우려…확진자 교회·병원·도매시장 활보

인천지역 곳곳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국내 첫 오미크론 확진자인 목사 부부의 거짓 진술에 속아 확진자인 지인을 제때 격리하지 못했고, 결국 이 지인은 6일동안 지역 내 교회와 병원, 농산물도매시장 등을 활보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2일 인천시와 미추홀구, 연수구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던 인천 미추홀구에 사는 40대 목사 부부와 연수구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A씨 등 3명이 코로나19 전장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지난 1일 최종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부부의 자녀 1명과 A씨의 아내와 장모, 지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오미크론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6일 통역을 위해 남동구의 한 병원 비뇨기과를 방문한 데 이어 연수구의 치과, 식당 등을 다녔으며 다음날인 27일엔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점포 6곳을 오가며 장을 보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씨는 지난달 28일에는 미추홀구의 숭의교회에서 추수감사절 행사에 참석, 외국인 대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회는 오미크론 첫 감염자인 목사 부부가 근무하던 곳이다. 이날 교회 행사장에는 중·동·미추홀·연수구 등 인천 곳곳에 사는 시민 400여명이 예배 등을 했으며, 프로그램에는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 411명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당일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 상태였으며, 다음날인 29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A씨가 인천 전역을 활보할 수 있었던 것은 방역 당국이 역학 조사 과정에서 목사 부부의 거짓말에 속았기 때문이다. 목사 부부는 초기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지만, 뒤늦게 A씨가 운전한 차량을 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목사 부부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5일 이후에도 A씨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격리 조치 없이 무려 6일동안 일상생활을 했다. 미추홀구는 현재 거짓 진술을 한 A씨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A씨를 제때 격리했다면, 인천지역 내 추가 전파 가능성을 낮췄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방역 당국은 뒤늦게 교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한편, 당시 교회를 찾은 800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어·외국어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코로나19 검사를 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방역 당국은 또 A씨의 동선을 추적해 병원과 식당, 도매시장 등에 대한 (밀접)접촉자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87명을 접촉자로 파악해 코로나19 검사 등을 받도록 했으며, 이 중 11명은 밀접 접촉자로 분류한 상태다. 또 오미크론 감염자들과 접촉한 이들은 모두 2주간 격리 조치하고 3차례 코로나19 검사를 벌여 추적 관리할 예정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전국에서는 5천226명, 인천에서는 35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연일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일 방역 강화 조치를 검토해 3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민수·김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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