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 화려하지 않은 전력으로 통합우승…소닉붐, 팀웍 앞세운 수비농구로 선두 질주
한지붕 ‘이종 형제’인 프로야구 KT 위즈와 프로농구 kt 소닉붐이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며 사상 첫 동반 우승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나란히 수원시를 연고로 하고 있는 두 팀 가운데 KT 위즈는 올해 1군 데뷔 7시즌 만에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KS)를 모두 석권하는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초창기 4년동안 하위권을 맴돌다가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9시즌 6위에 오른데 이어 지난해 2위로 가능성을 보인 뒤 마침내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올 시즌 KT 위즈는 개인타이틀 수상자를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했지만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KS서도 7년 연속 파이널 무대에 오른 두산에 4전승으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강철 감독이 “팀 케이티가 MVP다”라고 말했 듯이 어느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고른 전력과 팀웍으로 첫 통합우승을 일궈냈다.
KT 위즈의 우승은 잘 꾸려진 선발진과 불펜으로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또 외국인 타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젊은 피’ 강백호와 베테랑 유한준을 중심으로 한 타선은 화려함보다 무서운 응집력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2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타선의 무게는 ‘거포군단’ 이상이었다.
올해 수원에 둥지를 튼 프로농구 kt 소닉붐은 정규리그서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며 선두에 올라 역시 챔프 등극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지난 2017-2018시즌 최하위였던 kt 소닉붐은 서동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3년 연속 팀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끈데 이어, 이번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전력을 구축했다.
kt 소닉붐의 선두 질주 원동력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구성원이 고르게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스인 허훈이 부상으로 1라운드를 통째로 쉬었음에도 양홍석 등 기존 멤버들에 FA로 영입한 김동욱, 정성우, 새 외국인선수 캐디 라렌, 신인 하윤기 등이 고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허훈이 돌아온 후에는 더욱 견고해져 6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최다실점 팀의 불명예를 떠안았던 kt 소닉붐은 이번 시즌엔 10개 팀 중 최소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수비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kt 소닉붐은 공ㆍ수 각 부문에 걸쳐 단 한명도 1위에 올라있지 않았음에도 끈끈한 플레이로 선두를 지키고 있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6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원정 경기서 초반 상대 외국인선수 라숀 토마스를 막지 못해 한 때 22점 차로 뒤지며 열세를 보였으나, 이를 딛고 3점 차 대역전승을 일군 것이다.
최현준 kt 소닉붐 단장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하나돼 예년과 다른 모습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다행이다”라며 “야구가 팀 케이티로 통합우승을 일군 기운을 우리 농구팀이 이어 받아 새 연고지에서 팬들에게 좋은 결과물을 가져다 줄수 있도록 자만하지 않고 계속해서 멋진 경기를 펼쳐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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