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책방에서 받은 힐링을 나누고 아이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책방을 운영하게 됐다. 책 한 권씩 직접 읽고 좋은 책을 선정해 손님들에게 소개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며 책과 친근한 공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김포에서 코뿔소 책방을 운영 중인 여고은 대표(36)의 이야기다.
코뿔소 책방의 책방지기는 여고은 대표와 그의 아들 은우군(8)이다.
책방을 운영한 지 이제 1년 조금 넘었지만, 여 씨가 아들과 함께 직접 고른 책, 믿고 읽는 책들이 가득해 이미 단골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책방에선 왠지 장난쳐서도, 소리를 크게 내서도 안 될 것 같지만 이 곳은 예외다. 아이들의 조잘거리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넘실댄다.
특히 은우군의 친구들이 책방을 자주 찾아 운양동의 아이들은 책방과 책에 대한 거리감이 없다. 여 대표는 “책방에 오는 손님들에게 은우가 직접 좋아하는 책을 소개해주기도 하며 종이 접는 법을 알려주기도 한다”며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는 만큼 제가 직접 아이들을 모아두고 책을 읽어주는 ‘그림책 선생님’이 될 때도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올해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 ‘그림책으로 숲 배우기’와 ‘그림책 저자와의 북 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림책으로 숲 배우기’는 그림책으로 숲을 소개하고 직접 숲에 나가 숲 선생님과 함께 체험하고 자연에서 뛰어노는 활동이다. 여 대표는 “학교와 학원만 다니는 아이들은 계절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른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숲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알도록 하고 싶었다”며 “아이들이 책과 자연을 만지고 눈으로 보면서 책방에 오는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그림책 저자와의 북 토크’는 그림책 저자가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서로 소통하며 책에 대한 거리감을 줄이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좋은 동화책이 나올 때마다 그림책 작가를 섭외해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덕분에 그림책 작가는 아이들의 친구로 자리 잡았다.
코뿔소 책방에 아이들만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은 아니다. 코뿔소 책방이 생긴 이후 인근에 책방이 많이 생겨나게 됐다. 여 대표는 지역 주민들에게 책 문화를 알리고자 ‘우리동네책문화협동조합’을 설립해 플리마켓을 진행하기도 하며 어른들을 위한 ‘저자와의 북 토크’도 운영하고 있다. 6곳의 책방지기가 모여 책을 읽고 논의를 한 후 소개해주고 싶은 작가를 소개해 책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여 대표의 바람은 책방을 통해 책과 친근한 문화를 널리 퍼트리는 것이다. 온라인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어릴 적부터 책과 책방에 익숙했으면 하는 ‘엄마’의 마음이다. 여고은 대표는 “아이들이 책방에 오는 것을 꺼리지 않고 자발적으로 와 책을 고르고 읽었으면 한다”며 “책방을 통해 책과 가까이하는 문화가 오래 지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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