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보다 4배 크지만, 최첨단 기술로 매우 안전함을 자부합니다.”
8일 오전 11시께 인천 중구 제주행 연안여객터미널(옛 국제1여객터미널) 2부두(잔교). 10일 오후 7시 인천~제주 항로의 첫 취항을 앞둔 ‘비욘드 트러스트호(Beyond Trust)’가 깔끔하고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길이 170m, 너비 26m, 높이 28m로 승객 854명과 차량 487대(승용차 기준), 컨테이너 65개를 실을 수 있는 2만7천t급이다.
특히 여객 정원은 세월호(921명)보다 적지만 선박 안전만큼은 최고 수준이다.
이날 7층 조타실에서는 선박의 과적이나 불균형을 사전에 해소하는 기능의 ‘실시간 화물 적재 중량관리체계(Block Loading System)’ 시연이 이뤄지기도 했다. 조타실 내 모니터에선 화물 적재 공간인 선박의 1∼4층을 22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에 적재한 화물의 무게를 실시간으로 표출한다. 항해사는 선박의 균형을 잡는 평행수 등을 확인하며 균형을 잡는 한편, 무게가 넘는 화물 구역에 대해선 이동 및 금지 조치도 내린다.
또 조타실 양옆 길목엔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해상에 구명벌을 펼치고 승객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해상비상 탈출시스템(MES)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1천320명이 30분내 모두 선박에서 내려 구명벌에 탈 수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여객선 5층의 식당가, 미팅룸, 휴게실, 편의점 등의 주변 의자 및 집기류도 쇠사슬로 단단하게 고정이 이뤄져 있다. 천장에는 둥근 형태의 나무가 줄지어 설치해 선박이 기울어질 경우 사다리 역할을 한다. 여기에 6층에 마련한 객실은 이코노미, 스탠다드, 디럭스, 스위트, VIP 등 다양한 등급으로 구성하고 있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세월호 침몰 현장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한다. 맹골수도는 물살이 빠르고 거세기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방현우 하이덱스스토리지 대표는 “최첨단 시스템으로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던 화물 과적과 복원력 감소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선박의 복원력 지수의 기준점은 1.2m로 다른 선박 기준인 0.15m보다 높다”고 했다.
한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항공기 등에 적용하는 자동항법장치 운용과 원격 경고 시스템 (Smartship 모니터링 시스템) 운용, 친환경 배기 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있다. 또 오는 10일 공식 취항식을 열고 같은날 오후 7시 정규 첫 운항을 한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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