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숭의교회·시청 등 집단 감염에 확진자 433명 ‘방역 한계’

인천 10명 중 3명은 ‘감염경로 오리무중’ 확진자

인천에서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미추홀구 숭의교회와 인천시청 등 곳곳에서 확진자가 폭증해 방역 당국이 초비상이다.

더욱이 확진자 10명 중 3명이 ‘감염경로 오리무중 확진자’인 관계로 확산 속도도 빨라지면서 역학조사 등 방역이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8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인천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역대 가장 많은 총 433명이다. 종전 최다치인 1일(355명)보다 무려 78명이 늘어났다.

특히 인천에선 감염경로를 모르는 ‘감염경로 오리무중 확진자’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이날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확진자는 156명(36%)으로, 최근 일주일(1~7일)간 비율(31%)과 지난달 21~27일(48주차) 비율(28%)보다 크게 오른 상태다. 이처럼 인천지역의 감염경로 조사 중 확진자 비율은 45주차(10월31일~11월6일) 23.3%, 46주차(11월7~13일) 24.6%, 47주차(11월14~20일) 27.9% 등으로 증가 추세다.

확진자의 감염경로 파악은 감염경로를 원천 차단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최근 인천지역의 감염경로 오리무중 확진자 급증은 방역 선제조치 지연으로 이어져 확진자가 더욱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중 확진자가 3천539명에서 지난달에 5천445명으로 급증한데다, 이달 들어 벌써 2천269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역 당국의 역학 조사 등이 한계치에 내몰리고 있다. 현재 시는 소속 역학조사관이 고작 7명에 불과하다.

김경우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해외에선 개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 등 때문에 우리나라만큼 역학조사를 철저히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바꿔 말하면 우리 정부의 역학조사가 다른 나라에 비해 확진자 관리가 잘 되어 온 주요 원인이었단 것으로, 역학조사가 무너지면 확진자는 더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날 인천은 숭의교회와 인천시청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산발적인 감염 증가로 인해 확진자 접촉에 의한 확진자가 239명까지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국내 첫 감염 사례인 목사 부부가 다니던 숭의교회는 접촉자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아 오미크론 변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곳에서는 이날 2명이 오미크론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인천지역의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27명까지 늘어났다.

또 시청 신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명이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같은 층 직원 8명도 이날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상태다. 게다가 확진자 중 1명의 자녀가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 시 공무원이나 지역 사회 등으로의 추가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 교수는 “확진자 폭증으로 방역 상황이 한계치인데다 초기와 다르게 전파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정부가 역학조사 강화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국에선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20일 이후 688일만에 7천명을 넘어선 7천17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앞으로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과 유흥시설 집합금지 등의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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