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깃대종, 생태계를 가다] ⑥ 검은머리갈매기…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깃대종 지정해야”

이기섭 박사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

“검은머리갈매기가 번식할 수 있는 곳은 송도 밖에 없습니다. 깃대종으로 지정해 책임있게 보호해야죠.”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20년 이상 한국의 물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대학에서 ‘물새’ 연구를 전공한 그는 20여년 전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이었지만, 철원시에서 용역한 ‘두루미 생태’ 연구를 주도적으로 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물새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후 이 대표는 검은머리갈매기, 저어새, 두루미 등 국내 물새에 대한 연구와 보호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검은머리갈매기는 인천에 있는 다른 희귀조와 다르게 송도에만 번식지를 두고 있어서 멸종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저어새는 번식지가 다양해서 개체수가 증가하는 반면, 검은머리갈매기는 그렇지 않아 더욱 위기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98년 송도에서 검은머리갈매기가 처음 번식했을 당시 그 과정을 지켜본 주인공이다. 이후 인천환경연합 등과 토론회를 열어 검은머리갈매기의 보존 방안을 고민하고, 번식 기간엔 공사를 중지하도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요청하기했다.

이 대표가 소속한 한국물새네트워크는 검은머리갈매기의 개체 수를 파악하고,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는 “검은머리갈매기는 유일하게 송도에서만 수십년간 번식을 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을 만드는 건 인간과 자연이 상생한다는 부분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은머리갈매기의 보호를 통해 많은 시민이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인천경제청이 조성 중인 저어새 중심의 대체서식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 이 대표는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의 서식 환경은 전혀 다르다”며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에는 100㏊ 규모의 습지가 필요하고 별도의 번식지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송도, 영종에 있는 준설토투기장을 이후 이들의 번식지로 조성하는 등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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