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케냐의 또래 학생들에게 특별한 2월의 크리스마스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지난 13일 대안학교인 중앙예닮학교(용인시 수지구)에서는 거대한 선물 꾸러미가 머나먼 항해를 위해 선박으로 발송됐다. 재학생 450여명이 마음 마음으로 모아 준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이 선물은 긴 항해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의 에벤에셀 학교 청소년들에게 내년 2월께 도착할 예정이다.
중앙예닮학교 중ㆍ고등학생들은 코로나19로 학생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청소년들을 응원하고자 ‘2월의 크리스마스’를 진행했다. 학교에 진학했으나 공부에 필요한 문구류조차 구하기 어려운 케냐 청소년들의 학업을 돕고자 학생들이 직접 문구류와 선물을 준비한 것이다.
학생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각자 모은 용돈으로 필통을 하나씩 준비했다. 또 볼펜과 삼색 펜 등 학업에 필요한 문구류를 각자 취향대로 사 필통을 가득 채웠다. 최혜민 중앙예닮학교 학생회장(18)은 “같은 중ㆍ고등학교 시기를 보내는 케냐 친구들에게 공감과 희망을 전하고자 문구류를 준비했다”면서 “우리는 쉽게 사용하고 잃어버리면 그만이라 생각했던 문구류가 케냐 친구들에게는 큰 선물이 된다는 말을 듣고 기쁘게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과 함께 케냐 학생들을 향한 응원과 축복의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도 표현했다.
케냐 인사말을 직접 찾아 정성스레 편지를 쓰고, 서로 마음이 통할 수 있는 그림을 형형색색 그리며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또 반소매 티, 양말, 생활용품 등 케냐 학생들에게 건넬 선물도 더했다. 이예림 학생(16)은 “그동안 케냐라는 나라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반 친구들과 함께 케냐어, 케냐 국기를 검색하며 다양한 문화도 알게 돼 나 역시 좋은 시간이었다”면서 “멀리 있는 또래 친구에게 힘이 될 선물을 직접 보낸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기쁘다. 친구들에게 멋진 2월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타인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는 동안 학업과 코로나19로 지쳐 있던 학교에는 모처럼만에 웃음이 맴돌았다.
2월의 크리스마스를 기획한 김대현 선생님은 “성탄의 계절에 멀리 있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또 누군가에게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계기를 가지게 되어 학생들에게도 보람있는 날들이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학생들의 마음에 감사와 타인에 대한 공감이 함께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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