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 “난 정부 지시에 따른 인국공 사태의 희생양”

공항공사 처장단도 “복직 반대”

23일 오후 1시께 서울 제이케이비지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복귀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에 대한 업무 분담과 관련한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훈
23일 오후 1시께 서울 제이케이비지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복귀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각자 대표 체제에 대한 업무 분담과 관련한 의견을 설명하고 있다. 이승훈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과 국토교통부 등에서 지시한 보안검색요원의 청원경찰 직접고용 방안을 발표한 후 내쳐진 희생양일 뿐입니다.”

최근 사장으로 복직한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3일 서울 제이케이비지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국공 사태’의 누명을 뒤집어쓴 것 뿐”이라며 “(정부가) 희생양으로 삼았다가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 사장은 “당초 용역을 통해 특수경비원 신분으로 직고용하는 방안은 공항공사법 개정이 필요한데 청원경찰로 바꿔 직고용 발표를 하라는 지시에 쉽지 않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정부에 전달했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인국공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당했고, 해임까지 당하는 멍에를 안았다”고 했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태풍 부실 대응 등을 이유로 해임을 의결해 사장직에서 물러났으며, 지난달 26일 해임 취소소송 1심에서 승소한 것을 계기로 해임처분 관련 집행정지를 통해 복직했다.

구 사장은 “사법부 판단으로 사장 복귀가 결정된 만큼 경기 광명시 등에 사장 사무실과 업무용 차량, 운전기사, 비서진, 출입증, 인트라넷 접근권한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이어 “공항공사 법인 등기부 등본에서 말소된 이름의 회복도 요구했다”며 “김경욱 사장과 공동 대표가 아닌 각자 대표로 활동하는 업무 방식을 원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공항공사 내부에서는 구 사장의 복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공항공사 처장단 31명은 입장문을 통해 “구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는 경영 의사 불일치 등 혼선이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또 지난 22일 공항공사 부사장과 본부장 등 6명은 구 사장의 경영 참여에 반대 뜻을 낸 데 이어, 노동조합 1천600여명은 “구 전 사장의 업무 복귀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복직 반대 성명을 냈다. 공항공사 노조 관계자는 “구 전 사장에 대한 복귀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며 인천공항에 들어오는 것조차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구 사장은 “이사회 참석 및 업무 현황 파악 등 제가 최소한의 업무를 하고 김 사장이 전반적인 경영 업무를 했으면 한다”며 “최대한 양보와 타협·배려를 통해 더 이상의 불신과 분열로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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