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익 땐 침묵, 이재성 땐 봇물/경기도의회 청문, 너무 달랐다

한 번쯤 돌이켜 볼 모습이 있다. ‘황교익 논란’ 때 경기도의회다. 이재명 당시 지사가 황씨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지명했다. 도 안팎에서 논쟁이 일었다. 부정적 견해의 논지는 이런 거였다. ‘공사를 맡을 만한 전문성이 없다’, ‘도지사와의 개인적 친분에 의한 발탁이다’. 반대로 긍정적 견해도 있었다. ‘먹거리 문화에 대한 상징성이 있다’. 정치권도 유·불리에 따라 논쟁이 붙었다. 여기에 본인은 강성으로 맞섰다. 경기도가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일부 경기도의원도 목소리를 냈다. 비교섭단체 국민의힘 도의원 6명이 낸 입장이다. 전문성 부족, 조직 경험 부족을 지적했다. 경쟁 정파의 이해도 계산됐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조용했다. 특히 해당 청문회 담당자들이 침묵했다. 청문회 전이라기만 이상해 보였던 침묵이었다. 논란의 방향을 지적함이 아니다. ‘황교익은 적임자다’였어도 좋다. 문제는 침묵한 것이다. 끝날 때까지 입 닫고 있었다. 도민의 의견은 분출했는데.

엊그제는 달랐다. 청문회 대상은 같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이다. 사람이 바뀌었다. 이재성 후보다. 킨텍스 지분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고도 물었다. 후보 된 후에 경기도 관광지를 둘러본 적이 있느냐고도 물었다. 이런 답에 정답이 있을까 싶다. 킨텍스는 관광공사와 무관하다. 관광공사 사장의 영역이 아니다. 경기도 관광지는 수십 수백이다. 다 돌아본 사장이 몇이나 되나. 질문 여러 개가 이랬다. 상상하게 된다. 황교익씨였어도 이랬겠나.

경기관광공사의 현안은 분명하다. 첫째 도내 관광 자원의 국제화다.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둘째 수도권 관광으로 묶어야 한다. 서울 인천과 연계해야 한다. 우리가 이재성씨에 기대하는 역할도 이거다. 1985년부터 한국관광공사 직원이었다. 국제 경쟁력 제고로 보낸 수십년의 노하우가 있다. 서울관광재단의 대표 이사를 했다. 서울 관광과 연결 고리를 꿰뚫고 있다. 분명한 장점 아닌가. 정치로 들락거리지도 않았음도 장점이다.

물론 이 또한 일방의 판단일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부적합 요소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구석을 묻고 따지는 게 청문이다. 경기도의원들의 청문 활동을 그래서 존중한다. 다만, 이번에 질문ㆍ추궁이 위와 같은 취지에 부합하는지, 앞선 후보자들과 균형은 맞았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지금 경기관광공사 처지가 어떤가. 유동규 전 사장은 감옥에 갔다. 황교익 전 후보자는 파문 끝에 낙마했다. 이 기관의 사장을 뽑는 청문회다.

청문의 내용, 절차, 의견 하나하나에 경기도민의 눈과 귀가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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