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일하거나 비슷한 대상을 봐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관점으로 보고 다르게 생각한다. 한 장르를 오랫동안 지속해온 예술가들은 어떨까?
오늘날 예술가들은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에서 장르에 대한 구분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술가는 본인의 특색과 개성이 강하며 장점과 한계점을 잘 알고 있기에 여전히 자신에게 맞는 장르를 선택해 작업한다. 동일 하거나 비슷한 대상을 제각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리해 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오는 11일 성남 아트스페이스 J에서 개최되는 <병치(竝置)의 즐거움 I_Mix & Match>이다.
이번 전시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예술인들의 작품을 만나볼 기회다.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이라 불리는 알렉스 카츠(Alex Katz)부터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Andy Warhol), 장난감을 예술로 만든 카우스(KAWS), 명실 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 구본창, 국민이 사랑하는 예술인 김환기, 포스트모더니즘 사진작가 황규태까지 총 26명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다양한 거장들의 작품을 볼 기회인 만큼 다른 듯 같은 작품을 비교해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의 유명세나 국적, 세대에 구분없이 작품을 1대 1로 ‘병치’해봄으로써 작품의 쓰인 색상을 대비해보고 더 도드라져 보이는 각 장르의 매력을 알 수 있다. 또 두 작품이 어우러지면서 만들어 내는 상승효과는 어떤지 고민해볼 수 있다.
<병치(竝置)의 즐거움 I_Mix & Match>에선 황규태와 카우스(KAWS)는 특유의 유머와 유희를 바탕으로 색감이 돋보이는 작업을 보여주고 구본창과 최영욱은 정제된 단아한 톤으로 백자와 은은한 미감을 전한다. 김환기와 이우환은 현대적이고 절제된 조형언어로 내밀한 서정의 세계를 심화시켰으며 줄리안 오피(Julian Opie)와 김미아는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포착했다. 또 민병헌과 김일해는 여성의 신체를 감각적으로 구현했으며 루스 오킨(Ruth Orkin)과 오세열은 동시대 아름다운 여인의 형상을 담았다.
아트스페이스 J 관계자는 “작가의 유명세나 국적, 장르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해 다양한 작품을 병치시켜 ‘병치의 장(場)’을 마련해 보았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시각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미술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병치를 통한 미학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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