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해가 밝았다. 2022년에 전세계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단연 코로나19 극복과 코로나19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연말연시에 미국 콜로라도를 휩쓴 대형산불은 기후재난이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인류를 덮칠 수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기후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온, 비, 눈, 바람을 일컫기에 기후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영향을 미치듯이 기후위기로 인한 고통 또한 모두가 동일하게 겪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과 기후변화특사를 지낸 제7대 아일랜드 대통령 메리 로빈슨은 “기후위기의 가장 큰 불의는 기후위기에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옥스팜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5년간 전 세계 최상위 1% 부유층이 배출한 탄소량이 하위 50%가 배출한 탄소량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탄소 배출을 적게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다. 폭염이나 한파 같은 기후재난에 취약한 주거지에 살거나 노천 또는 열악한 사업장처럼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일터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소득 노인이나 이주민 등의 정보취약계층은 기후위기와 관련된 정보에서도 소외되기 쉽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의 책임과 영향력이 차별적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되며, 기후위기로 인해 심화된 사회적 불평등을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고 취약계층을 옹호하기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현장에서도 기후정의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사회복지관협회는 2021년에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의 지원을 받아 ‘기후위기가 취약계층에 미치는 문제 및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를 통해 기후위기가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차별적인 영향과 지역사회복지관이 지역 곳곳에서 펼치고 있는 다양한 기후위기대응 활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정의운동이 사회복지현장과 손을 잡는다면 기후위기로 인해 취약계층이 실제로 겪고 있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좀 더 현실적이고 다각적인 기후불평등 해소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에는 사회복지적 관점에 입각한 기후정의 실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김지영 인천시 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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