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각기 다른 시각과 매체로 구현’…아트스페이스 J ‘병치의 즐거움’

붓으로 그린 풍경과 사진으로 찍은 풍경의 차이는 뭘까? 비슷한 색을 사용한 작품을 같이 볼 수 있을까?

예술인은 붓, 카메라, 연필, 컴퓨터 그래픽 등 다른 도구로 자신만의 작품을 완성한다. 그렇다면 비슷한 작품을 묶어 비교해보면 어떨까. 이러한 의문으로 작품을 바라본다면 <병치(竝置)의 즐거움 Ⅰ_Mix & Match>展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는 3월29일까지 성남 아트스페이스 J에서 열리는 <병치(竝置)의 즐거움 Ⅰ_Mix & Match>展은 비슷한 대상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을 1대 1로 ‘병치’시켜 비교하는 전시다. 특히 사진, 회화 등 서로 다른 두 장르와 매체를 사용해 풀어낸 작품의 매력을 살피고 병치의 효과를 알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김민주초원의 ‘How are you today?’와 데미안 허스트의 ‘AIDS/HIV Drugs’가 한 눈에 들어온다. ‘약’을 담아낸 두 작품으로 김민주초원 작가는 지병이 있는 지인이 챙겨 먹는 다양한 약을 촬영했다. 현재 인류가 당면한 코로나19는 백신, 치료 약, 면역력 강화 등으로 극복하기 어렵지만 김 작가가 담은 약의 조형성과 색감으로 또 다른 치유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반대로 데미안 허스트는 작품에 약에 대한 맹신, 약의 한계를 담았다. 김 작가가 약에 담아낸 희망과 신뢰도 있지만 ‘약은 검증되지 않은 부작용의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고 말하며 양면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작품은 카우스의 ‘무제’. 재기발랄함의 상징인 카우스는 장난기 가득한 유머를 바탕으로 발랄하고 친숙한 작업을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 역시 그의 유머를 볼 수 있는 ‘X자’와 밝은 색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 것이 황규태의 ‘Color Season‘이다. 황 작가는 작품을 “가지고 놀았다”고 말하며 이미지나 모니터 등을 확대해 발견하는 픽셀을 시각화 한다. 말 그대로 픽셀을 가지고 놀며 색의 유희를 패턴으로 풀어낸다.

전시를 기획한 한혜원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누구나 예술 장르 구분 없이 회화, 사진 등 각기 다른 매체가 어우러지며 만들어내는 상승효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고자 기획됐다”며 “대상을 다르게 보는 시각과 다르게 표현한 매체로 ‘병치’의 미학을 공유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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