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철도(지하철) 2호선의 무인열차운전(UTO) 도입에 앞서 위기상황 대응 훈련 등의 구체적인 안전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의회 주최, 인천교통공사 주관으로 20일 인천YWCA에서 열린 ‘인천2호선 UTO 운영 시민공청회’에서 한기율 송원대 철도운전시스템학과 교수는 “다양한 안전대책들을 적용해야 안전하게 인천2호선의 UTO 운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차 출입문 감시 폐쇄회로(CC)TV 확충, 비상시 수동운전 및 승객대피 매뉴얼 숙지 훈련, 시스템 고장 관리 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모든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제 열차와 비슷한 장비를 통해 지속적으로 훈련한다면 UTO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교통공사는 오는 3월1일부터 열차운행상황이 안정적인 인천지하철 2호선의 서구청역~운연역 구간(18개역, 19㎞)에서 UTO를 시범운영한 뒤, 9월1일부터는 UTO 운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안전사고 대비와 관련한 순회점검 및 주요 역 승강장 집중 감시 근무체계를 도입하는 등 3개월 단위로 UTO 분석 및 평가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교통공사는 인천지하철 2호선의 열차 고장 등으로 승무원이 수동운전 조치에 나선 사례가 지난 2017년 139건에서 2020년 21건으로 크게 줄어든 만큼, 안전대책 도입을 통해 UTO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2021년6월의 중대 고장 건수도 연평균 1~3건에 불과하다.
이날 정종덕 철도기술연구원 박사는 “철도 운전자의 부주의가 도시철도 사고의 44.2%를 차지한다”며 “UTO를 통해 사람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해 운영장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박상용 인천교통공사노동조합 역무지부장은 “UTO 구간의 비상대피로 미설치 구간은 총 8곳에 달해 승객 대피가 어렵고, 역 근무자가 현장까지 가려면 최소 30분 이상이 걸려 안전대책이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여러 비상상황에 맞춰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유세움 인천시의원은 “UTO가 왜 필요한지, 왜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도입시기와 시범운행 기간 등에 대한 원활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통공사는 인천지하철 2호선을 UTO 운영 목표로 설계했지만 2016년 개통 이후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 탓에 현재 해마다 43억원을 투입해 유인 운전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통공사는 2020년에 UTO 운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UTO 진단연구용역’도 한 상태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UTO 국제기준인 IEC 62290-1의 운행·제동조정·출입문 취급·원격조치 등 4가지 운영조건을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민의 의견을 UTO 운영에 반영하는 등 안전성과 경제성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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