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성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경기도내 양계 농가들이 전전긍긍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닭들이 폐사해 큰 피해를 입은 농장주들은 후유증이 채 가시기도 전에 AI 확산을 우려하며 깊은 시름에 빠졌다.
2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화성지역 2개 양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돼 사육 중인 산란계 43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또 인근 500m 이내 2개 농장 등에서 가금류 38만 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충남 천안시에 이어 화성시에서도 AI가 발생하자, 시와 인접한 평택시와 안성시 등 도내 양계 농장주들은 비참한 심정을 토로했다.
작년 겨울 AI 파동으로 50만 마리가 넘는 닭을 살처분 시킨 A씨(60·평택시 청북읍)는 인근 농장의 AI 확진 소식에 외부 차량 및 외부인 출입 통제 등 평소보다 더 철저한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20만 마리가 넘는 닭을 농장에 다시 들였지만, 여름 폭염으로 또 다시 수천 마리의 닭을 폐사 시켰다”라며 “아직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닭들을 잃을까 두렵다”고 호소했다.
안성시 미양면에서 양계 농장을 운영중인 B씨(57)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B씨는 AI가 혹시 전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방역 강화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안성시도 평택시, 화성시와 같이 철새들이 찾는 도래지가 많아 B씨는 불안감이 가시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B씨는 “AI의 원인으로 꼽히는 철새의 이동은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다. 그저 우리 농장 닭들이 전염되지 않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며 “사료값과 인건비 등 농장 물가가 계속 상승하는 상황에 AI까지 터진다면 그때는 농장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안길호 경기도 조류질병관리팀장은 “도내 양계 농장주들이 어렵고 힘들겠지만 외부인과 차량의 농장 진입금지, 야생동물 축사 내 진입차단 조치, 축사 내·외부 소독 등 방역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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