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3천500명 및 물류업체 피해 속출
세월호 참사 이후 7여년만에 인천~제주 항로에 취항한 카페리가 42일만에 엔진 결함으로 운항을 중단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당장 다음달 5일까지 예약자 3천여명은 물론 설 연휴에 맞춰 물품을 옮기려던 물류업체 등의 피해와 불편도 불가피하다.
26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하이덱스스토리지 등에 따르면 2만7천 t급 카페리인 ‘비욘드 트러스트호’가 엔진 고장으로 다음달 5일까지 결항한다. 지난해 12월10일 취항한지 42일만이다.
승객들은 지난 24일 출항준비를 하다 갑작스런 결항 조치가 나온 만큼, 선사측의 여객선 안전점검 등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지난해 새로 건조한 새 배인데 엔진 결함이라는게 말이 되느냐”며 “만약 운항도중 엔진이 멈췄다면 어떻게 할 뻔했나. 너무 불안할 뿐”이라고 했다.
선박 결항에 따라 이미 객실 등을 예약한 이용객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선사측은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운송 약관 등에 따라 환불 조치를 하고 운임의 10%를 위약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예약해둔 제주도의 숙소와 여행프로그램 등이 취소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대체 교통편인 항공편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결항 기간 이 선박의 예약 고객은 3천500여명에 달한다.
당초 이 선박을 타고 인천으로 오려던 B씨(60)는 “자전거 여행을 하러 배를 타고 제주도에 갔는데, 갑자기 되돌아오는 길이 막혀 당황했다”고 했다. 이어 “비행기편을 구하고 자전거를 분리하는데 너무 애를 먹었다”고 했다.
특히 설 연휴 일정에 맞춰 이 선박에 각종 화물을 실으려던 물류업체의 피해와 불편도 잇따르고 있다. 한 물류업체 관계자는 “갑자기 운항 중단으로 물품을 부랴부랴 목포로 보낸 뒤, 다시 배편을 알아보느라 진땀을 뺐다”며 “자칫 설 연휴 전 물품배송 일정을 못맞출 뻔 했다”고 했다.
현재 선사는 선박을 건조한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구체적인 엔진 결함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선박 수리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운항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현재까진 1~2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불편을 겪은 고객에 대한 추가 보상 방안도 계속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 선박은 세월호 참사로 지난 2014년 5월 인천-제주 항로 면허 취소 이후 7년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10일 운항을 재개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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