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까지 진행되는 헬싱키 다큐멘터리영화제…상영작 골라보기

다큐멘터리 100편을 스크린에 소개하는 ‘헬싱키다큐멘터리영화제(DocPoint)’가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헬싱키다큐멘터리영화제는 국경 없이 다양한 삶의 방식과 생각, 인류와 환경 등 폭넓은 주제로 세상을 볼 수 있어 매년 다큐멘터리 마니아의 이목을 끈다. 핀란드에서 개최되지만 영화제 공식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낯설지만 여러 세상을 볼 수 있는 영화제의 상영작을 알아본다.

 

■‘성숙해야 하는 10대 소녀’…하레 디엠의 <안개 속의 아이들>

공동체의 전통이라고 해서 꼭 받아들여야 할까? ‘국제 퍼포먼스 시리즈’에서 상영되는 하레 디엠 감독의 <안개 속의 아이들(Children of the Mist)>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찾게 한다. 영화는 북베트남의 안개 낀 산에 있는 흐몽족(Hmong)의 10대 소녀 디(Di)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대 전통을 따르며 세상과 격리된 흐몽족의 어린 여성들이 지참금을 받고 결혼을 해야 한다. 하레 디엠 감독은 전통을 따라 결혼을 해야 하지만 교육을 받아 마을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는 열 두살 소녀 디의 모습을 보여준다. 디는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이 아는 페미니즘과 가문의 전통을 조화시키려고 시도한다. 영화는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을 예민하지만 친밀하게 접근하며 다시 어린아이가 되기 위해 성숙해야 하는 디를 통해 문화적 가치와 전통의 압박을 생각해보게 한다.

안개 속의 아이들(Children of the Mist)
안개 속의 아이들(Children of the Mist)

■'자녀를 통해 찾은 정체성', 마리 소펠라의 <마더 랜드>

<마더 랜드(Mother Land)>는 영화감독인 마리 소펠라가 1년 간 가족과 함께 고향인 필란드에 살면서 이룬 꿈에서 시작된다. 마리 소펠라는 외진 곳에서 가족과 살며 그의 자녀들은 눈 오는 겨울과 스키, 스노우모빌을 배우고 마을 한 곳에 있는 작은 공동학교를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낸다. 그동안 감독은 자신의 정체성과 뿌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몇 년 후 자녀의 말을 통해 정체성과 소속감, 모성애 등에 대해 탐구하고 삶에 대해 직면하는 시간을 갖는다. 직접 생활하고 자라며 총 27년에 걸쳐 완성된 영화는 마리 소펠라와 그의 자녀들의 경험으로 자신이 만들어낸 풍경과 서사를 살펴보게 한다.

마더 랜드(Mother Land)
마더 랜드(Mother Land)

■직면하기 어려운 전쟁의 이면…엘리 린탈라의 <인류의 파편>

‘전쟁 시리즈’에서 상영되는 영화 <인류의 파편(FRAGMENTS OF HUMANITY)>은 코소보 전쟁으로 무너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룬다. 법의학 연구팀이 전쟁 과정을 조사하고 엘리 린탈라 감독은 새로 발견된 것과 과거의 것을 결합하며 전쟁 시기의 수사 작업을 한다. 연구의 시작은 단순히 전쟁 중 일어난 일에 대한 진실을 찾는 것이지만 인간의 존업성, 허약함 등 직시하기 어려운 전쟁의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인류의 파편(FRAGMENTS OF HUMANITY)
인류의 파편(FRAGMENTS OF HUMANITY)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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