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위기·전력 정상궤도 오르며 4연승…김 감독 “순위 싸움보단 미래를 위한 운영 방점”
여자 프로배구 화성 IBK기업은행이 김호철 감독 부임 후 안정을 되찾으며 ‘명가 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IBK는 시즌 첫 4연승을 달리며 8승19패, 승점 22로 5위 인천 흥국생명을 승점 3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봄 배구 가능성은 낮지만 시즌 중반까지 신생 광주 페퍼저축은행과 꼴찌를 다투던 상황을 고려하면 크게 달려졌다는 평가다.
IBK는 시즌 초 성적부진과 함께 김사니 코치와 조송화의 무단 이탈, 그리고 이에 따른 서남원 감독의 경질 등이 겹치며 좌초 위기에 놓였었다. 선수단 기강 확립과 기량 회복 등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수장이 필요했다.
난파선 위기의 IBK호의 키를 잡은 건 2019년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직 사임 후 이탈리아서 2년간 야인으로 지내고 있던 김호철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남자팀 감독으로는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2년간의 공백기가 있었고, 여자팀은 처음 맡게 돼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지난해 12월 중순 지휘봉을 잡은 이후 팀 분위기를 먼저 추스린 뒤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김호철 감독은 부임 초기에는 팀의 약점이었던 세터의 부정확한 볼배급과 리시브, 블로킹 문제를 비롯해 부족한 센터 활용, 이동공격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강점이 없는 단순한 공격 패턴 등을 극복해내지 못하면서 6연패 늪에 빠졌었다.
그러나 조송화가 이탈한 세터 자리에 김하경(26)과 이진(21)을 새로 발굴해 반전의 틀을 다졌고, 디그에 약점을 보이던 리베로 신연경(27)을 보조해 2년차 김수빈(20)의 적극 기용으로 위기를 헤쳐나갔다.
특히 김하경은 지난 2016-2017시즌 이후 IBK서 방출돼 실업팀 대구시청에서 뛴 사연 많은 선수여서 그를 재발굴한 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의 지도력을 입증했다.
또한 외국인선수 달리 산타나(26)가 작년 12월 V리그 입성후 컨디션 난조에 빠졌을 때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줬다. 산타나와의 원활한 대화를 위해 이탈리아어로 직접 지시를 내리는 배려를 했고, 이에 부응하듯 산타나는 지난 2일 김천 도로공사전(26점) 6일 페퍼저축은행전(24점)서 주포로 맹활약하며 팀 부활의 선봉장이 됐다.
김호철 감독은 “올해 순위 싸움보다는 내년과 후년을 염두에 둔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카드를 모두 활용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자기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무감을 강조하고 있다. 매 경기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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