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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경기] 용인 구도심, 변화의 바람 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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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경기] 용인 구도심, 변화의 바람 불다

신갈오거리 전경. 용인시 제공
신갈오거리 전경. 용인시 제공

용인시 구도심이 죽어가고 있다. 교통과 경제 역점으로 화려했던 지난날, 함께했던 주민들도 함께 나이가 들어 쇠락기를 맞이한 지 오래다.

낙후된 교통과 주거 환경 또한 주민들의 외면에 한몫하고 있다.

이에 용인시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꺼내 들었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재건축, 재개발 등 틀에 박힌 행정적 절차를 벗어나 쇠락한 지역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사업으로 지난 2020년부터 처인구와 기흥구 구도심을 중심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시는 도시재생뉴딜사업을 통해 옛 명성을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이제 출발선을 떠난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용인시가 어떻게 이끌어갈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용인 구도심, 변화의 바람 불다

용인시 신갈오거리, ‘용인의 명동’이란 말도 옛말이다.

100년 전 당시 한양으로 상경하던 이들이 먼 길을 달려와 잠시 여장을 풀고 쉬어가던 이곳은 항상 생기로 가득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현실은 용인시의 수문장을 자처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1980년대 당시 기흥읍사무소가 구갈동으로 이전하기 전만 하더라도 신갈오거리는 용인지역을 대표하는 관문이자 경제 역점이었지만, 수십년간 이어진 주민들의 이탈로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7일 오후 7시께 찾은 신갈오거리는 간간히 들리는 차량 경적소리 외에는 인적을 마주치기란 쉽지 않았다.

중심거리에 들어서자 2~3층 높이의 건물들이 화려한 네온사인을 번쩍이며 거리를 비췄다. 하지만 화려함에 가려진 건물들의 노후화는 심각했다. 건물 외벽 곳곳에 금이 가는 등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는데다, 상가가 입점한 1층과는 달리 2층 이상은 대부분 공실인 상태로 임대를 희망한다는 현수막만 내걸린 채 바람에 펄럭였다.

일부 건물은 주인이 바뀌길 거듭하다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 낡은 도시 이미지 구축에 한몫하고 있다. 일대 20년 이상 된 노후화 건물만 203채로 전체의 68%에 이른다.

시선을 돌려보니, 한창 손님들로 가득 차야 할 한 식당에선 천장에 걸린 TV만 바라보는 식당 주인이 창밖으로 비쳤다.

이처럼 생기를 잃은 상권과 밀집된 노후건축물로 쇠퇴를 거듭하던 신갈오거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20년 신갈오거리가 정부 주관 도시재생 뉴딜 신규 사업대상으로 선정되면서부터다. 시는 국비 120억원을 포함해 총 484억원을 들여 신갈로 58번 길 일대 21만135㎡에 ‘신갈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갈오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 구역. 용인시 제공
신갈오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 구역. 용인시 제공

 

시는 퇴색된 용인시 관문이란 상징성을 부여하는 데 우선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인구유입이 중요한데, 시는 유인 요소로 차별화된 도시재생기반 전술을 꺼내 들었다.

신갈오거리가 역사와 지역적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만큼 지역 유·무형의 자산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재생에 중점을 뒀다. 신갈오거리 인근에는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등 다양한 문화자원부터 관곡마을 느티나무 전통 고사제 등 무형 자산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인근 강남대학교, 단국대학교 등이 위치한 것도 도시재생 사업 이후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데 기대해볼 만한 점이다.

시는 지역 공동체를 구축해 주민 스스로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민휴식공간, 다 함께 돌봄센터, 다문화가족 소통공간 등이 들어서는 신갈오거리 공유플랫폼도 들어설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지역 이미지 쇄신을 위해 신갈오거리~한성2차아파트사거리를 중심으로 보행환경을 정비하고 주차공간 및 간판 등 가로환경을 정비한다.

도시재생사업은 신갈오거리를 넘어 용인지역 구도심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신갈오거리와 함께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선정된 처인구 중앙동 지역과 기흥구 마북·구성지역 또한 탈바꿈을 추진한다.

중앙동은 ‘2020년 주민 제안 소규모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 이곳 역시 노후화된 주택단지가 밀집된 탓에 꾸준히 도시재생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돼 온 만큼 중앙시장상인회를 중심으로 주민들과 상인들이 한목소리로 사업 활성화를 돕고 있다. 신갈오거리 외 대표적인 구도심 지역으로 꼽히는 마북·구성지역도 무분별한 주변지역 개발과 부족한 문화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열의가 큰 곳이다.

시 관계자는 “용인시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향후 도시재생활성화사업의 본보기로서 사업 진행에 가이드 및 지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뮤지엄아트거리가 조성될 신갈로 58번 길 모습. 용인시 제공
뮤지엄아트거리가 조성될 신갈로 58번 길 모습. 용인시 제공

■도시재생 뉴딜사업 박차… 가시적 성과 기대

용인시의 대표 구도심들이 새로운 명소로 거듭난다.

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신갈오거리의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대 건축 연한이 2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을 우선으로 집수리를 지원하고, 주차장확보에 주력해 그간 고질적인 문제였던 주차난도 해소될 예정이다. 시는 신갈IC 공영주차장, 공유플랫폼 주차장 등의 개설로 100면 가까이 주차면을 늘린다.

신갈초등학교를 비롯해 쓰레기로 가득하던 주변 골목길도 개선해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조성한다.

주민 공동체 구축을 위해서는 커뮤니티 시설을 마련해 주민 교류를 확대하고, 주민들이 제안하는 재생사업을 발굴해 주인의식과 공동체 의식 향상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커뮤니티 시설에 들어서는 현장지원센터, 상생센터, 오거리플랫폼 등을 통한 신규 일자리도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이 직접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함으로써 도시재생의 필요성과 지역에 대한 애착심을 형성하고 주민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군기 시장은 “도심지역의 도시재생 및 정비사업을 통해 거주 안정을 도모하고 사람 중심의 공간을 갖춘 활기차고 풍성한 도시로 새롭게 변모시킬 것”이라며 “올해 용인시에서 개최하는 대한민국 도시재생 산업박람회를 계기로 대한민국 도시재생을 선도하는 용인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용인=강한수·김현수기자

용인=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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