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군·구 및 기업들, 인천신보 기금 출연에 손 놔…소상공인 경영난 외면하나

인천지역 일부 기초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소상공인 금리지원을 위한 인천신용보증재단 기금 출연을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8일 인천신보 등에 따르면 인천시를 비롯해 군·구나 기업 등으로부터 출연금을 받은 뒤, 이를 토대로 지역 내 소상공인이 경영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대출 보증을 서주는 특례보증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이 같은 보증을 통해 출연금의 최대 15배까지 대출이 가능하기에, 출연금은 소상공인 회생을 위한 ‘종잣돈’인 셈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인천신보의 소상공인 경영자금지원 신청에 수천명이 몰려 1천375억원의 보증금액이 고작 2시간여만에 동이 나는 등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지역 내 일부 군·구들이 인천신보에 출연금을 내지 않고 있다.

동구는 지난 2019년 1억원의 출연금을 인천신보에 냈을 뿐, 최근 5년간 4차례나 출연금을 내지 않고 있다. 강화군은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남동구는 최근 2년간 낸 출연금이 전혀 없는 상태다. 앞서 서구는 2019~2020년간 출연금을 내지 않았다.

더욱이 지난 2017년 군·구 9곳이 인천신보에 출연금을 냈지만, 정작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인 2020년부터는 6~7곳만 출연금을 내고 있다.

그동안 각 군·구는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 조례’ 등을 제정하고 통상적으로 해마다 1억원 이상의 출연금을 내왔다. 한 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등 다른 사업으로 예산이 부족했다”며 “예산 상황 등을 고려해 다시 출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군·구의 기금 출연을 강제할 조항이 없는 만큼, 조례 개정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 5년간 인천지역의 기업 중 인천신보에 출연금을 낸 곳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부동산 관련 업체가 1차례 2억원의 출연금을 냈을 뿐이다. 심지어 지역 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환경공단, 인천항만공사 등 국가 공기업은 물론 인천도시공사와 인천시설관리공단 등 시 산하 공사·공단조차 출연금을 내지 않았다. 특히 소상공인과 상생을 내세우는 지역 내 대형 유통기업이나 마트 등도 인천신보에 낸 출연금은 전무하다.

인천신보는 해마다 지역 내 기업들에게 재단에 대한 안내와 함께 출연금을 요청하고 있지만, 기업들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출연금을 내지 않고 있다.

인천신보 관계자는 “군·구나 공기업은 물론 기업들까지도 코로나19로 인해 출연금을 낼 (재정적)여유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효과적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도록 적극적인 기금 출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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