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일정협의 난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교(FIT)와 ‘패션페스타’의 개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해 원도심 기여라는 콘셉트를 사업 취지에 억지로 추가했다가 개최장소 결정 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는 6월 패션페스타를 개최하기로 한 일정 역시 연기해야 할 위기다.
21일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뉴욕대 FIT와 함께 패션페스타의 공동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패션페스타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등의 패션쇼를 통해 인천의 패션 관련 산업·경제를 활성화하는 취지의 행사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뉴욕대 FIT가 부담하는 5천만원을 제외하고 패션페스타의 관련 예산으로 1억5천만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원도심 기여라는 콘셉트를 사업 취지에 추가했다. 인천시의회가 세계적인 디자이너와 부평지하상가 상인들의 시너지 등을 위해 원도심인 부평에서 패션페스타의 개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천경제청은 시의회의 요구대로 원도심 기여라는 콘셉트를 사업 취지에 추가하고 뒤늦게 개최장소를 부평으로 정해놓은 뒤, 이에 대해 공동주최자인 뉴욕대 FIT와 제대로 합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현재 인천경제청은 패션페스타의 개최장소 협의를 두고 뉴욕대 FIT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장 뉴욕대 FIT는 지난달 이뤄진 협의에서 물류 비용 등의 부담을 덜기 위해 캠퍼스가 있는 송도국제도시에서 패션페스타를 개최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내놓은 상태다. 송도는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인천의 대표적인 신도시지역이다.
또 인천경제청은 개최장소를 확정하지 못하면서 패션페스타의 개최 일정 역시 미뤄야 할 위기에 처했다. 당초 인천경제청은 오는 6월께 패션페스타를 개최하려 했지만, 현재는 개최장소 합의가 계속 늦어지면서 12월께 개최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패션페스타의 부평 개최를 기대해온 시의회의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인천시의원(부평4)은 “인천경제청이 패션페스타를 부평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선언해 관련 예산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경제청이 개최 장소에 대해 미리 뉴욕대 FIT와 합의를 하지 못한 탓이 있는 데다, 송도 등 원도심이 아닌 곳에서 열면 예산 반영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당초 패션페스타의 개최는 뉴욕대 FIT 지원을 위한 사업이라 원도심 기여라는 콘셉트의 의미가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의회의 요구대로 원도심인 부평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뉴욕대 FIT를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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