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이 전 세계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의 문화 예술이 이처럼 전 분야에 걸쳐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이런 현상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문화 예술은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상당해 국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심혈을 기울여 관리하는 분야가 됐다. 한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의 중심에 선 우리의 문화 예술이 앞으로도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지금보다 더욱더 세계 시장에서 파급력을 가져가기 위해선 소수 엘리트 중심의 예술이 아닌 예술시장 저변이 확장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리 문화 예술의 체질은 실상 날로 더 허약해지고 있다. 승자독식주의 시장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우수한 문화 예술이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사그라들고 있고,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간 지속됨으로써 국내 시장에서 힘을 가지지 못한 예술가들의 활동은 더욱 위축돼 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 지원 전략도 소수 엘리트에게만 집중해 지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서 문화 예술 현장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현장 예술인들의 창작 의지도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예술의 공공성 측면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예술의 공공성이 건강하게 확장될 때 우리 예술 시장의 저변도 자연스레 확대될 수 있고 예술이 대중의 삶에 깊이 연결돼 건강한 시민 의식을 고취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의 공공성을 담당해야 할 일선 공공기관의 예술단체들은 더이상 외면받는 그들만의 예술이 아닌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예술을 창작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예술가들과 협업을 이뤄내어 공공의 힘으로 현장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이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역할도 지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공공단체에 속한 일부 소수의 예술가에게만 평생을 보장하는 직장을 제공하는 형태로서 존재하는 공공의 단체가 된다면 지역과 시민에게 외면을 받을 것이다. 지역의 예술가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고 교류해 지역의 예술 발전과 저변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예술을 교육받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얼마든지 공공의 재원으로라도 지원해 수준 높은 예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술교육은 소수 엘리트만을 대상으로 하고, 이를 교육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교육 비용이 지출된다. 일반인이 재능이 있다고 해 교육 받을 수 있는 현실이 아니다. 능력 있는 인재들이 교육의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공 예술단체가 그간 지역 사회에서 받았던 혜택의 환원 의미로라도 인재 양성에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또한 예술의 저변을 확장하는 긍정의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건전한 저변이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기초가 약한 화려한 건축물과 같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 예술이 가장 독창적이면서 대중적이라고 인정받고 있는 바로 지금이 시민예술을 장려하고 예술이 시민의 삶 일부가 될 수 있도록 예술의 공공성을 고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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