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 건너 간 3호선 연장 공약, 再활용/이래서 대선판 공약은 볼 필요 없다

‘지하철 3호선 성남·용인·수원 연장.’ 수지구민의 주목을 끄는 현수막이다. 3호선 연장은 수지구민의 숙원이다. 서울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다. 수원, 성남, 용인 3개 지역민의 공통된 바람이다. 그 중에서도 용인, 특히 수지 등 서부권의 기대가 크다. 용서고속도로는 이미 교통량 포화로 출퇴근 기능을 상실했다. 신봉 지구 등이 추가 개발될텐데 걱정이다.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대안이 ‘3호선 연장’이다.

먼저 공약을 낸 건 민주당이다. 1월 중순께 발표했다. 이른바 이재명 후보의 ‘용인 8대 공약’이다. 이 후보에도 익숙한 얘기일 것이다. 경기도지사 시절 주요 지역 현안이었다. 특히 뜨겁게 달아올랐던 땐 2020년 총선이다. 해당 지역 후보들의 최대 공약이었다. 같은 정당 소속 정춘숙 후보(용인시 병), 김용 후보(성남시 분당갑)가 그랬다. 도지사였던 이 후보도 거들었다. 수원시장 등을 모아 놓고 사진까지 찍었다.

그랬던 만큼 그 후 결론도 알고 있을 것이다. 2021년 6월29일 국토교통부에서 관련 심의가 있었다. 철도산업위원회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 심의다. 국가의 4차 철도망 계획을 확정하는 자리다. 거기서 3호선 연장안이 빠졌다. 정확히 말하면 빠진 것도 아니다. 사업 주체는 서울시다. 애초부터 계획한 바 없다. 일방적으로 뛰어 든 게 3개 지자체다. ‘차량 기지 받을 테니 철길 연장해달라’고 손을 번쩍 들었다.

차량 기지는 마련되지 않았다. 앞으로 마련될 가능성도 없다. 해당 지자체도 잘 알고 있다. 표 떨어질까 입 닫고 있을 뿐이다. 이게 갑자기 대선 공약으로 부활한 것이다. 된다면야 좋겠지만 구체적인 추진 설명이 없다. 그냥 또 한 번 희망 고문하자는 거다. 더 한심한 건 국민의힘이다. 그 현수막을 쫓아 걸었다. 민주당에 경기지사와 현역 국회의원의 책임이 있다면, 과거 장기 지역 독재의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이다.

수지 지역의 교통난은 십수년 된 일이다. 용서고속도로 포화도 오래됐다. 아무런 중장기 대책도 없었다. 그 기간 수지를 지배한 정치는 보수였다.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다.

국민의힘은 그 정당의 승계자다. 그 당의 대선 후보가 윤석열이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민주당 현수막에 놀라 서둘러 내걸었다. ‘우리도 3호선 연장입니다’라고 걸었다.

양 쪽 똑같다. 여기만 이런 것도 아닐 거다. 지금도 의미 없는 소공약들이 골목골목 넘쳐날 거다. 그러니까 공약만 보는 정책 투표를 할 수 없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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