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원 삼척까지 번진 뒤 다시 남하해 산림·소방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엄청난 숲을 태우면서 하늘을 뒤덮은 짙은 연기와 강풍으로 인해 더욱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청은 다른 지역에서 소방력을 동원하는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동, 인력과 차량을 보강하면서 화재진압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5일 산림·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1시17분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에서 최초 발생한 산불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 도계지점인 삼척 원덕읍까지 번졌다. 밤새 울진군 북면과 삼척시 원덕읍에서는 불이 꺼지지 않은 채 계속 타올랐으며, 다음날인 5일 바람 방향이 바뀌어 다시 남쪽으로 재확산 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울진·삼척 산불로 인해 5일 오후 3시까지 주택 159채를 포함해 216개 시설이 소실됐다고 밝혔다.
또한 중대본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산림 피해는 6천352㏊(울진·삼척 6천66ha·강릉 286ha)로 추정했다. 이날 오전 강릉 옥계면의 80대 여성이 대피 중 사망했다는 신고가 있었으나,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 집계에는 제외됐다.
산불 진화에는 산림 당국과 소방, 경찰, 군, 지자체 등의 헬기 65대와 인력 7천2명, 차량 513대가 투입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울진, 삼척, 강릉, 동해에서 6천280명이 대피했다. 임시 주거시설에는 울진군과 삼척시 736명, 강릉시 41명, 동해시 291명이 대피해 있다.
아울러 소방청은 이날 오전 5시30분을 기해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소방동원령 2호는 지난 2020년 5월 강원 고성 산불 당시 발령된 바 있다. 소방동원령은 대형 화재나 사고,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 부족한 소방력을 다른 지역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소방력 동원 규모에 따라 1호(당번 소방력의 5%)·2호(10%)·3호(20%) 순으로 단계가 올라간다.
이에 따라 강원과 경북 외 다른 지역 소방본부에서 소방차 269대, 689명의 인력이 울진·삼척 산불의 진화에 투입됐다.
이와 함께 소방청은 울진·삼척 산불 상황과 더불어 전국의 건조·강풍 특보 발효 수준 등을 고려해 이날 전국에 화재위험경보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를 최초로 발령했다.
한편 울진과 삼척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산림 피해 규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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