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통령 선거의 최종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다

이틀 후면 ‘대한민국’호를 이끌 대통령이 결정되는 투표일이다. 이미 해외동포들의 투표는 지난 2월25일~27일 세계 곳곳에서 실시됐으며, 사전투표도 지난 4일~5일 실시됐다.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사전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 2020년 제21대 총선 26.69%보다 10.24%p 높은 투표율이다. 이런 추세를 보면 9일 투표에서도 투표율이 높아 80%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유권자들이 대통령 선거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표시다. 이번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어느 때보다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시점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라는 것을 유권자들이 깊이 인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으로 신냉전체제로의 회귀로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있으며, 지구촌은 편협한 국수주의적 민족주의 부활 등으로 각국은 초불확실성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국내 경제도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고 부동산 가격 역시 안정되지 못하고 있으며,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실업률은 역대 최대이고,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최대의 국가 난제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외 정세가 어려운 상황 하에 실시되는 대선임에도 선거운동과정에서 나타난 한국정치 현실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실망을 주고 있다. 지금까지 전개된 선거캠페인을 보면 국민들에게 국가발전의 희망을 주는 미래 비전의 제시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과거의 비리나 들추면서 ‘범죄자’, ‘겁대가리’, ‘버르장머리’와 같은 막말이 난무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으로 전개돼 유권자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 2일 있었던 중앙선관위 주최 제3차 대선후보 TV토론도 1·2차 토론과 같이 국민들은 실망시켰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가장 높은 비호감 후보들이 경쟁하는 것이 이번 선거 특징이다. 후보자 본인은 물론 배우자와 관련된 고소·고발 사건이 무려 100여건에 달할 정도로 유권자에게 피로감을 준 선거판이 됐다. 때문에 이번 선거는 국가발전을 위한 ‘최선의 후보자’가 아닌 ‘차악의 후보자’를 선택하는 대선이라는 혹평도 있다.

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 대표자를 선출, 대의정치를 하는 제도다. 비록 비호감의 ‘차악의 후보자’를 선출하는 선거라도 이는 결국 유권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에 의한 한 표의 행사다. 결국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한 최종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라는 것을 명심, 기권하지 말고 깨끗하고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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