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종 시인이 삶에서 건져 올린 시어들을 엮어 <푸른 피 새는 심장>(파란 刊)을 펴냈다.
시인은 자신의 내면과 일상에서 외연의 세계를 총망라해 절제된 언어를 60편의 시 안에 꾹꾹 눌러담았다.
5부로 나뉘어 담긴 작품에는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옮겨졌다. 하지만 예순이 넘은 시인이 말하는 삶과 시들은 낯설지 않다. 시인의 모습은 곧 현대를 살아가는 그 누구의 모습이다.
“새벽에 깨어나 / 또 세상과 자신을 슬퍼하고 노여워한다 / 집을 나 수도 없고 / 자신이 세운 집을 부술 수도 없고 / 자신이 세운 집을 부술 수도 없”(상분 中)었던 청춘의 시절은 누구에게나 있다.
“태평동 여인숙 골목 요양원으로 아내 따라 그는 장인 뵈러 간다…장인은 삿대도 없이 젊어 가고/ 그와 아내는 돛대도 없이 늙어 간다(반달 中)”처럼 시간의 흐름에 늙어간 부모를 뵈러 가는 모습은 그 누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인간이면 누구나 겪었을 고뇌와 삶에 대한 관조, 허망함과 숨기고픈 이탈이 가감 없이 드러난다.
시인이 건져낸 시어들은 철저히 절제됐고 메말랐다. 메마름과 절제는 때론 비틀거리면서도 삶을 담담히 관조하며 인내해 온 시인의 자세와 어우러져 시적 언어를 한층 더 품격있고 아름답게 한다. 전형철 시인은 “문사의 정신으로 현대를 살아온 기록이다. 취했으나 비루하지 않고 별 없는 밤을 만났으나 고고한 자세를 놓지 않으려 한 한 인간의 처연한 연대기”라고 평했다.
김승종 시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1995년 <시와 시학>을 통해 등단해 <머리가 또 가렵다>, <푸른 피 새는 심장>을 썼다.
시인이 시집을 통해 말하는 바는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젊은이들이 자신이 자신과 겪었던 불화와 균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시집 첫 페이지에 담았다. “친구들이여, 우리 다시 청춘을 시작한다면 그런다고 하더라도 지난 역정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그래서 그동안 회피하거나 외면하였을지도 모를 유감과 상처를 초대해 존중과 사과를 시도해 보았으면 한다. 소통하고 화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혹시 우리의 독자들이 자신과의 불화와 세계와의 균열을 우리의 이야기로 유추하면서 미리 줄일 수 있다면 그럴 수 있기를 우리 내내 기원하자”.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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