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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스테이지 인터뷰] 1. 정주현 경기아트센터 음향감독…올해 추천작은?
문화 백 스테이지 인터뷰

[백 스테이지 인터뷰] 1. 정주현 경기아트센터 음향감독…올해 추천작은?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무대를 꾸미는 이들이 있다. 배우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고, 무용수의 안무를 화려하게 만드는 영상·음향·조명팀이 주인공이다. 백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살리는 무대 감독들은 어떤 일을 할까. 경기아트센터 감독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첫 번째는 정주현 음향감독과의 만남이다. 편집자 주

 

어떠한 ‘소리’가 사람의 귀에 닿으려면 방향과 거리 등의 환경적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조금 더 예쁜 소리, 듣기 편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 ‘공간’을 탐색하는 게 이러한 이유다. 공연장에서도 객석마다 들리는 소리가 다르기 때문에 음향감독들은 어느 자리에서건 소리를 잘 잡기 위해 매일 같이 고민한다.

정주현 경기아트센터 음향감독은 “음향을 잘 잡고 불협화음 없이 만들자는 마음으로 매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지난 2004년부터 경기아트센터와 함께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易(역)의 음향>, <시나위 일렉트로니카> 등 공연에 참여했다. 올해도 10월 <시나위 일렉트로니카2-Trance>와 12월 <반향: 默(묵)> 등 공연을 시나위와 함께 한다.

그는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와의 작업은 음향적으로 접근할 요소가 많아 흥미롭다”면서 올해 추천작으로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공연을 꼽았다.

“일렉트로닉 음악은 서브 우퍼라고 하는 저주파 수역대의 소리가 많이 나오는데 국악은 그런 음역대를 만들 악기가 많지 않아요. 국악·관현악 음향을 믹스하고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다양한 소리를 만드는데 실제 공연에서 어떻게 나오게 될 지 궁금해요.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공연일 거예요.”

다만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비대면 공연이 많아지면서 음향적으로 관객이 느낄 생생함이 덜해진 부분에 아쉬움이 많다. “입체음향의 이론적 근거는 2000년대 전에 나왔지만 별로 활용되지 않았어요. 요즈음 코로나로 인해 급격하게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고, 플랫폼이 확대되기 시작했죠. 그럼에도 AI나 VR, 메타버스 같은 신기술이 아직 오디오 쪽에선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에요. 코로나로 라이브 공연이 줄어들었는데 비대면 공연은 현장감이 없어서 아직은 영…” 말끝을 흐린 그의 입가에 아쉬움 섞인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럼에도 그는 최고의 음향을 위해 매 순간 노력하며 공연장으로 향할 테다. “큰 방에 스피커가 울린다면 여러가지 변수가 생길 수 있어요. 소리가 벽에 부딪혀 반사돼 이상해진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그 방에서 공연이 열린다면 음향감독들은 다양한 소리를 공연 환경에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합니다. 근데 그거 혼자서 달나라 별나라 소리 만들어내는 거 아니에요. 무대 뒤 스태프들과 함께 관객의 취향을 맞추려 하는 겁니다. 앞으로도 ‘소리 잘 잡자’ 하는 마음으로 공연들 준비할게요.”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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