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20대 대통령이 선출됐다. 새 대통령은 안팎의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호’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
여당의 정권 재창출론과 야당의 정권 교체론이 맞붙은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상황 속에서 새 대통령 당선인이 맞닥뜨린 도전과제는 만만치 않다. 각종 혼란을 수습하고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역대급 혼전이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때부터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을 둘러싸고 일대 난타전에 들어갔다. 특히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은 대선 기간을 관통하는 핵심 소재였다. 서로 ‘이재명 게이트’ ‘윤석열 게이트’ 운운하며 막판까지 비방전을 벌였다.
거대 양당 후보의 각종 의혹과 추문, 혐오 선동에 이번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을 얻었다. 초박빙 판세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세대·성별 갈라치기를 서슴지 않았다. 두 후보의 배우자들 또한 대국민사과에 나서는 사태가 벌어졌고, 선거운동에 떳떳이 나서지도 못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우리나라 대선을 특집으로 다루면서 ‘인신공격과 추문(mudslinging and scandal)’으로 정의된다고 제목을 달았다.
20대 대선은 한마디로 진흙탕 네거티브전이었다. 국정 운영의 비전이나 정책으로 경쟁하기보다, 상대 후보의 과오나 약점을 파고들거나 원색적 비난,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로 얼룩졌다.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넘어 정치혐오를 느꼈다. 그럼에도 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차선 또는 차악의 리더를 선택했다. 사전투표(36.93%)를 포함해 높은 투표율이 이를 방증한다.
새 대통령 앞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더욱 심화된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요동치는 물가와 환율, 금리의 파고를 넘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아가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 정착,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불확성실이 커진 국제정세에 대응하는 외교안보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거 과정에서 나타난 진영 간 증오와 대립을 종식시키고 국민화합을 이뤄내야 한다. 갈라진 대한민국을 치유해 국민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일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조국 사태’로 상징됐던 진영 간 대결은 대선에서 극단으로 치달았다. 분열과 혐오, 냉소와 조롱이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 이제 새 대통령은 국민의 이익만 생각하고 가야 한다.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국민에게 호소했던 후보자로서의 초심을 잃지말아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이 많다는 사실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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