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파이널 500m서 37초587로 첫 메달…4년 뒤 밀라노 월드컵 기대감↑
“더 이상 ‘포스트 이상화’가 아닌 여자 에이스로서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앞으로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겁니다.”
실업 빙상의 최강인 의정부시청을 이끌고 있는 제갈성렬 감독(51)은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이널 여자 500m에서 소중한 동메달을 획득한 소속팀 김민선(23)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김민선은 지난 13일 밤(한국시간)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린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587을 기록, 에린 잭슨(37초324)과 브리트니 보(이상 미국·37초558)에 이어 3위에 입상했다. 시니어 월드컵 무대 개인 최초의 메달이다.
김민선은 전날 500m 1차 레이스에서 곡선주로 질주 중에 스텝이 엉키는 치명적인 실수로 최하위에 머물렀던 불운을 만회했다. 또한 월드컵 포인트 388점이 돼 세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김민선의 출발은 다소 부진했다. 첫 100m 구간을 10초51에 통과해 전체 5위에 머물렀지만, 잔여 400m 구간을 27초07에 주파하는 뒷심을 발휘, 2위 브리트니에 불과 0.029 뒤진 3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500m서 7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떨치며 시즌 마지막 대회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한 것이다.
제갈성렬 감독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다음 대회인 이탈리아 밀라노를 겨냥한 시험 무대였다. 그동안 허리 부상 등으로 체력훈련을 60% 정도 밖에 하지 못한 상태여서 선전했다”라며 “이번 입상은 밀라노 동계올림픽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면서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세계 탑 레벨로 도약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제갈 감독은 “(김)민선이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승부욕도 강한 선수다. 기술적인 면은 나무랄 데가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체력훈련을 쌓는다면 앞으로 올림픽과 국제무대에서 좋은 기록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민선은 고교생이던 2016년 릴레함메르 동계유스올림픽 여자 500m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어 2017년 12월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78의 세계주니어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상화가 보유한 37초81을 0.03초 앞당긴 것이다.
이후 동계올림픽 500m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를 이을 후계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허리 부상에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줘 침체에 빠진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 희망을 안겼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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