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건져 올린 시어, 김영진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

김영진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붉은 수염의 침대에서 자다>(리토피아 刊)를 펴냈다.

시집엔 “오늘은 삶의 속도에서 ‘일시 중단’ 버튼을 눌렀네. / 친구와 더불어 공원 산책할 수 있었네. / 입으로 밥 지을 수 없었네.(삶의 속도에서 中’)”처럼 삶 속에서 건져 올린 연작시 100편을 담았다.

시인은 일상, 행복, 사랑, 배려, 긍정 등 자신과 이 외의 세계를 총망라해 물 흐르듯 따끈따끈하게 건져 올린 언어 안에 축적한 많은 이야기를 꾹꾹 눌러담았다.

“내 안에 어떤 별이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나를 들여야 본다.…별처럼 살고 있는 일, 외로운 작업에 감사한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시인은 자신을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봤다. 4부로 나뉘어 담긴 작품에는 동화처럼 순수한 시인의 삶에 대한 자세와 우리가 그리는 삶의 이상향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자유로운 시적 언어 속에 유려한 리듬과 품격있는 시어의 향연은 특히나 돋보인다.

시인은 지난해 봄 연작시를 쓰기 시작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펜을 들었다. 백 편을 훌쩍 넘긴 연작시 중 엄선해 100편만 선정해 시집으로 엮었다. 그는 “다른 작업을 하지 않고 매일 연작시를 썼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도 감명깊다”면서 “하나의 제목을 가지고 제목이 의미하는 시인의 감정, 끓어오르는 감정을 어떻게 담아 내는지를 독자가 색다르게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를 썼다”고 말했다.

최광임 시인은 “김영진의 시는 솔직담백하고 밝다. 동시 동화 풍의 수사적 어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시들이 동시적이고 동화적인 것은 선한 천성이 시적 대상을 순수하고 밝게 만드는 것이라 하겠다”라고 평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시인은 2017년 ≪리토피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달 보드레 나르샤>, <옳지, 봄>, <항아리 속의 불씨>가 있다. 아라작품상, 리토피아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막비시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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