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두려움에… 코로나 세대 학생들 ‘대면 수업’ 쩔쩔

청소년1388 등 1~2월 인천지역 상담 건수 2만여건 달해
개학 후 불면증·가슴 답답 신체적 이상 호소… 등교 거부도
장기간 대인관계 단절 탓… 市교육청 “지원 프로그램 운영 중”

인천지역 학생들이 2년간의 비대면 일상을 마무리하고 대면 수업을 위한 등교를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감 등을 토로하고 있다. 대인관계 자체에 대한 두려움에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까지 등장하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지역 내 청소년상담기관들에 따르면 교육부의 대면수업 방침이 나온 뒤 개학을 앞둔 지난 1~2월 학생 상담 건수는 1만8천625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청소년1388 상담소를 통해 접수한 전화 상담 건수도 총 2천70건이다. 특히 이달들어서는 대면등교를 시작한 뒤 신체적인 이상 증상을 호소하며 등교 자체를 거부하는 학생들의 상담도 빗발치고 있다.

이달부터 상담을 받기 시작한 김현진양(11·가명)은 부모님의 맞벌이로 지난 2년간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왔다. 그러다 최근 등교를 시작하면서 속이 안좋다거나 배가 아프다,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며 학교가기를 거부했다. 김양은 아직 관련 증상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박선영양(14·가명)도 최근 등교를 시작하면서 친구를 사귀는게 어렵다며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학교에 가더라도 반 친구들과 쉬는시간에도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하면서 학교에 가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박양은 학교생활에 대한 고민으로 밤에는 잠을 자지 못했고, 아침이면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박양은 “학교에 가도 쉬는시간에 어떻게 애들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학교도 가기 싫고, 그냥 전처럼 비대면 수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소년상담기관 관계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코로나19로 인해 대인관계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모 등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의 관계가 장기간 단절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대면수업으로 인한 대인관계가 증가하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한 청소년상담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외부활동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면수업을 시작하면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방역 수칙을 지키는 선에서 소그룹 활동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개인별 상태에 알맞는 개별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학교가 낯선 친구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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