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갈등 조정 위해 '경기형 36시간 법칙 도입' 필요”

지난 16일 경기도의회 중회의실에서 열린 ‘2022 경기교육 정책토론회’에서 도의회 정승현 운영위원장, 정윤경 교육기획위원장 등 패널 및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도내 학교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경기형 36시간 법칙’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은 16일 도의회 중회의실에서 “학폭으로부터 ‘처벌보다는 화해를’ 갈등조정, 해결”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도의회와 도교육청이 각각 주최·주관하고 최경자 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위원이 좌장을 맡았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최우성 수원교육지원청 학생지원센터 장학사는 “전 세계를 막론하고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과 대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덴마크남부대학교(SDU)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소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대 학교폭력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덴마크는 학폭 관련 조사가 발표된 이후 사회적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이에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교사들이 목소리를 냈고, 이후 정치인과 과학자들까지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다.

그 결과, 학폭에 대한 지표는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감소했고, 가장 학폭 가해 경험이 높았던 13세 남학생 그룹도 48%에서 3%까지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

최 장학사는 이 같은 지표가 크게 감소한 두가지로 이유로 집단구축이론과 사회적 움직임을 꼽았다. 우선, 학교폭력을 가해자나 피해자 개인의 행동 등이 아닌 집단의 관점에서 바라봤다. 이를 위해 집단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즐겁고 긍정적인 교실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예방차원의 해결책이 검토됐고, 덴마크 심리학자인 헬 호이뷔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급회의’를 제안했다.

또 2009년부터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학폭 방지 교육을 실시했고, 덴마크 프리스홈 학교에선 학폭 사례가 발견되면 36시간 내에 교사와 피해자 및 가해자 학생의 부모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36시간 법칙을 시행하기도 했다.

최 장학사는 “학폭 문제를 집단의 책임으로 보는 사회적 합의가 갖춰져 있는 점은 앞으로도 덴마크가 어떻게 학폭 문제에 대처할지 많은 관심이 기대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주제 발표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선 원재필 도교육청 학생인권과 장학관, 윤명현 의정부교육지원청 학생지원센터 장학사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원 장학관은 “학폭으로부터 ‘처벌보다는 화해를’ 갈등조정, 해결” 토론문을 통해 “경미안 사안까지도 심의 요청이 이뤄져 학생지원센터 업무 담당자가 심의 업무에 매몰돼 학폭 예방 업무 등에 여력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단위학교에서 피·가해학생 및 보호자 간 대화의 장을 만들고 적극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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