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4일부터 25일까지 수원특례시청 로비에서 ‘벽돌공장 영신연와’ 특별전이 열린다. “우리가 지키고 싶은 것은 낡은 굴뚝과 가마가 아니라 서수원의 역사와 사람들이다”라며, ‘영신연와를 지키는 수원시민모임’에서 주최했다. 전시에선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영신연와 보존에 뜻을 같이 하는 8명의 작가가 사진, 그림, 영상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의미있는 전시회다.
수원특례시 권선구 고색동에 위치한 영신연와(煉瓦)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운영됐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건축 붐이 한창이던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호황기에는 하루 5만장 넘는 벽돌을 만들어 낼 만큼 수요가 많았다. 수원이 도시화되고 여러 건축물이 들어설 때 쓰인 벽돌을 생산한 곳이니, 수원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볼 수 있다.
영신연와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독일의 호프만식 가마를 사용했다. 호프만식 가마를 사용한 벽돌공장은 국내에 3곳 남았는데, 영신연와 가마가 가장 오래됐고 원형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 둥근 형태의 가마는 내·외벽과 투탄구, 연도 등이 견고히 남아있어 당시 벽돌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공장은 1993년 문을 닫았지만 5천775㎡ 면적(건축물 1천902㎡)에 굴뚝과 가마, 초벌 야적장, 무연탄 야적장, 창고, 노동자 숙소 등 공장 시설물이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있다.
영신연와는 단순히 오래된 공장 건축물이 아니다. 당시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기업 역사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건축사적·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은 수원의 유일한 근현대 산업유산이다. 이에 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012년 영신연와를 지키는 수원시민모임이 발족,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 등을 펼쳤다.
영신연와는 현재 고색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돼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사유지에 건축된 사유재산이고, 향후 도시개발사업 진행에 따라 운명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영신연와의 존치·보존과 문화재 등록 등은 모두 미지수다.
수원시는 2020년 ‘수원 영신연와 벽돌공장 일원 기록화 조사 용역’을 통해 영신연와가 근현대 산업유산의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 영신연와 공장이 △지역사회 조성과 삶에 기여한 산업유산 △벽돌생산의 전 과정이 온전하게 현존하는 마지막 벽돌가마 △노동자의 삶과 기업체 역사가 온전하게 남은 희소 사례 △수원의 근대도시 성장 모습을 보여주는 근대산업 유산 △지역사회 형성과 문화에 기여 등 다양한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신연와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는 넘친다. 이곳이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자 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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