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여행업계 훈풍 부나

21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면서 경기도내 여행업계가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입점해 있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건물. 김경수기자
21일부터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되면서 경기도내 여행업계가 다양한 해외여행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여행사들이 입점해 있는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건물. 김경수기자

정부가 백신을 접종한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키로 하면서, 경기도내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반등할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20일 정부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접종 이력을 등록한 해외 입국자는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다. 대상은 국내외에서 백신 2차 접종 후 14~180일 이내인 사람과 3차 접종 완료자다.

미국과 유럽에서 관광객의 입국 제한조치를 점차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서도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지면서 도내 여행업계는 움츠렸던 관광 수요가 다시금 회복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수원특례시 장안구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A씨(46·여)는 정부의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에 안도의 한숨부터 내쉬었다. 코로나가 3년차로 접어드는 동안 하늘길이 막혔다 풀리길 반복하면서 관광객들은 자연스레 해외여행을 기피하고 있다.

특히 해외 각국의 방역수칙이 완화됨에도 국내 입국 직후 반드시 지켜야 하는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 조치는 비행기 탑승을 더욱 망설이게 했다. 그러나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면제하면서 A씨는 여행 상품 소개를 재개하는 등 서둘러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A씨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행사를 운영하기 위해 7천만원이 넘는 돈을 대출받은 상태다. 이젠 더이상 버틸 여력이 없어 13년간 운영한 여행사의 문을 닫으려던 찰나에 들린 희소식”이라며 “당장에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어도 희망을 본 만큼 서둘러 영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여행사 대표 B씨(45·성남시 분당구)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코로나 탓에 해외 여행을 묻는 문의 전화는 이미 끊긴지 오래다. 수익은 없고, 월세 등의 빚만 쌓여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몇 명 안 되는 직원을 지난해 권고사직 시켰다. 최소 비용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무실도 월세가 저렴한 상가로 옮겨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B씨는 “올해를 끝으로 여행사를 폐업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정부 발표에 마음을 바꾸게 됐다”라며 “성수기에 대비하고자 다음 달부터 권고사직했던 직원들을 다시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여행 수요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자 업계는 그동안 중단했던 TV 광고 재개 및 해외여행 상품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재시동을 걸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를 시작으로 여행업계가 천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관광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할 최상의 여행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기존과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로 여행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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