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이 갑자기 부글거린다. 같은 사안에 대해 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안민석 의원이 말했다.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표가 과거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했던 것처럼 ‘간보기 정치’를 하는 것 같다. 서울이든 경기도든 김 대표가 경선에 나서면 된다”고도 했다. “(김대표가) 경기도에서 30년을 살았다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며 전형적인 구태 정치라고 공격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김동연 차출설에 대한 강력한 거부 표시다.
안 의원은 올들어 실시된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1등을 유지하고 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함께 확연한 2강이다. 그럼에도 선거 얘기를 본인이 직접 하는 건 자제해 왔다. 이날도 출마 질문에는 “도민 의견을 경청한 후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런 그가 김동연 차출설에 대해서만은 반대를 분명히 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위원장의 약점인 ‘간보기 정치’까지 빗대며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이다.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내놓은 관련 반응은 훨씬 강했다.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의 처신을 직접 거론했다. “마치 손에 떡을 쥐고 저울질하는 모양새”라며 “당 밖 사람이…단일화 카드인 것처럼 거론되는 건 월권이자 당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염 전 시장의 이날 인터뷰에서 특히 주목된 것은 중앙 정치권과 중앙 언론에 대한 직격이다. 중앙 정치인을 무조건 ‘거물’로 칭하고 대도시 시장을 지방 사또로 보는 중앙 위주 사고를 조장한다고 싸잡았다.
또 다른 후보군인 조정식 의원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본보 취재에 조 의원 측은 “들어와서 경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쨌든 조용하던 민주당 도지사 선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그 기폭제가 김동연이다. 기존 후보군의 전략 공천 반대’와 김동연의 ‘경선 없는 차출’이 충돌한다. 판단컨대, 전략 공천은 좋은 선택이 아닐 듯하다. 민주당의 경기도 판세가 나쁘지 않고, 기존 후보군 지지세가 이미 넓고, 김동연의 정당 선택 노정도 그다지 분명하지 않았다.
우리는 앞서 ‘유승민 차출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었다. ‘유승민 거물설’의 허상과 꼼수를 지적했다. 중앙 정치와 일부 중앙 언론의 합작 술수라고 했다. 똑같은 의미로 민주당 내 김동연 차출설도 본다. ‘김동연 대 유승민 빅매치’라는 중앙 언론 화두에 동의하지 않는다. 건전하지 않은 셈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민과 각 당 당원의 선택을 받으면 될 공천이다. 이걸 왜 ‘반칙 전략 공천’으로 몰고 가지 못해 이러나. 경선은 도민 뜻, 차출은 중앙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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