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중독입니다. 이어지고 깊어져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같습니다. 물론 행복은 덤입니다”
파주 황토한지마스크 전문생산업체 (주)케이에스에프엔지 김춘광 회장(57)은 자신의 봉사철학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봉사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진솔하게 전했다.
지금에서야 한 해 매출액이 60억원을 넘는 알토란 같은 회사지만, 사업초기였던 10년전을 돌아보면 고난의 연속이었다. 회사의 모태인 닭가공업체 닭스터(닭마을)을 운영하면서 영세한 규모 탓에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가 하면, 당시 20대였던 두 딸(양이, 숙아)이 이를 악물고 발품을 팔기도 했었다.
이런 와중에 그는 복지시설, 중소업체, 자영업체를 순회하면서 제품 홍보에 나섰는데 겉보기에는 멀쩡해도 안을 들여다 보니 하루 힘겹게 사는 충격적인 모습을 목격하곤 물품봉사도 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닭스터마을 봉사단’이다. 김 회장은 두 딸에게 자신의 선한 영향력을 대물림해 준다는 생각으로 매달 2~3차례에 걸쳐 푸드트럭까지 동원, 닭가공 즉석음식을 만들어 시설에 전달하고 있다.
부모님을 따라 7살때 전남 장성에서 파주로 이사 와 초중고를 나온 김 회장의 봉사범위는 닭스터 외에도 사회적기업이자 여성기업인 KAS(황토한지 마스크), 포에버(살균소독,탈취제) 등을 잇따라 창업하면서 봉사범위와 금액도 덩달아 커졌다. 닭 가공류를 제공하는 시설봉사를 넘어 파주자원봉사센터는 물론 소상공인, 외식업체, 탈북자 등지에 황토한지 마스크 70만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김 회장은 지난 10여년 동안 10억원 상당의 물품을 기증, 주변으로부터 기부왕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최근에는 강원도 산불피해자에게 4천500만원 상당의 황토한지마스크를 전달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도 서영대학교 파주캠퍼스와는 가족회사협약서를, 장애인복지시설과는 상호협력을 체결해 졸업 학생들에게 자사 취업은 물론 취업 알선에도 나서면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열심인 모범적인 기업인 상을 구현하고 있다.
김춘광 회장은 “‘노적성해(露積成海, 한 방울의 이술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룬다)’를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 봉사활동을 이어가면서 두 딸에게 봉사 대물림을 하는 것이 너무 기쁘다”며 “ 봉사DNA가 있어 어렵더라도 봉사를 결코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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