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찾아온 느와르 영화, '뜨거운 피'

모처럼 만에 느와르 영화가 국내 영화관에 걸렸다. 지난 2019년 촬영을 다 끝낸 후 지난 23일 2년여만에 관객을 만난 <뜨거운 피>다.

영화는 손바닥만한 작은 마을 구암에 사는 마흔살 건달 희수의 쩐내나는 인생을 그렸다. 2016년 발표된 김언수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990년대 초반 부산의 변두리 마을 구암에 사는 마흔살 건달 희수(정우)가 주인공.

자신을 놔주지 않는 주변 환경으로 쉽사리 조폭 인생을 벗어날 수 없는 그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뻗어나간다.

희수는 구암의 왕인 손영감(김갑수)의 밑에서 일하며 20여년 동안 해결사로 살아왔다. 의리를 중시하며 선후배 건달들의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지만, 정작 마흔이 되도록 이뤄놓은 성과가 없다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도박판을 기웃거린다.

1993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새로운 구역을 집어삼키기 위해 물색중인 영도파 건달들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구암’에 눈독을 들이고, 영도파 에이스이자 희수의 오랜 친구 철진(지승현)이 희수에게 은밀히 접근한다. 사랑하는 여인과,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는 그 여인의 아들을 지키겠다는 각오도 생겨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주변 환경은 좀처럼 그를 놔주지 않는다.

영화는 그동안 조폭 영화에서 선보이던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부와 의리, 충성 등으로 똘돌 뭉쳐진 기존 조폭들과 달리 생계형 조폭의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그려진다.

‘고래’, ‘고령화 가족’ 등을 펴낸 소설가 천명관의 영화 감독 데뷔작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천 감독은 1994년 개봉한 영화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감독 장길수) 시나리오를 쓴 것을 시작으로 30년간 영화인으로도 살아왔다.

정자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