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저녁 청와대에서 만찬을 하기로 했다고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에서 27일 발표했다. 대선 이후 19일 만에 회동하는 것이다. 역대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의 만남은 대부분 열흘 안에 이뤄졌다. 이제까지 대통령과 당선인 회동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때는 1992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김영삼 당선인 회동이었다. 당시 대선 후 18일 만에 회동이 이뤄졌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과의 회동은 여러 가지 곡절이 많았다. 앞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하기로 했으나 불과 4시간 앞두고 무산됐다. 당시 양측은 회동 무산 이유에 대해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한다”고 했지만, 임기 말 인사문제를 두고 신·구(新·舊) 권력이 충돌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청와대와 윤 당선인 측과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한국은행 총재 지명, 감사원 감사위원 지명 문제, 법무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연기 등으로 더욱 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인사하고 덕담하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라며 윤 당선인에게 조속한 회동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윤 당선인 측에서는 회동 불발의 책임을 윤 당선인에게 돌리고 있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표현할 정도로 상당한 냉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5일 감사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임기 말 감사위원 제청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싼 양측 갈등 소지가 해소된 것이 회동 성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윤석열 당선인과 만났으면 한다”는 제안을 다시 전했으며, 이에 윤 당선인이 응함으로써 회동이 성사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이 불발된 이후 국민적 비판이 대단했다. 최근 국내외 정세가 급박하고 위험스럽게 전개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30만~40만명대로 치솟고 사망자도 300~400명 전후로 발생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세계경제의 불투명성이 국내 물가 급등과 경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에 북한은 지난 24일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함으로써 안보 위기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신·구권력이 갈등을 보이고 있어 국민들은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신·구 권력이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신 하에 현재 직면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판에, 오히려 신·구 권력이 갈등해 안보·민생 공백, 사회 혼란을 부추기는 것은 국민을 위한 정치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비록 늦었지만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늘 회동에서 국민통합과 협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기를 간절히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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