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연 100억원 ‘혈세 하마’ 자기부상열차 대책 부심

궤도운송법 적용해 허리띠 조르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해마다 1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자기부상열차에 대해 노선 축소 등을 위한 자율적 운영권한을 갖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항공사는 이를 통해 최대 20%의 유지관리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한국교통연구원 등을 통해 자기부상철도 운영진단 및 대안 마련 용역을 추진했다. 용역 결과 현재 자기부상열차에 적용하는 법률을 ‘도시철도법’이 아닌 ‘궤도운송법’으로 바꾸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효율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현재 3천억원을 들여 만든 자기부상열차는 지난 2016년부터 공항공사가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용객 수가 예측치의 10% 수준에 그치며 비용대비편익(B/C)값이 0.32에 불과해 해마다 80억~90억원의 유지관리 비용이 들고 있다.

공항공사가 도시철도법에 따라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하면 국토교통부 등 정부의 규제와 함께 역사와 철도 관리·운영방안, 운행기준 등을 맞춰야 한다. 사실상 지하철인 셈이다.

반면 공항공사가 궤도운송법에 맞춰 자기부상열차를 운영하면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 여객수요가 없는 노선은 줄이거나 운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공항공사는 이 경우 유지관리 비용을 10~2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공항공사는 지난 2018년 자체적으로 안전인력을 축소하는 등 규정을 어긴 채 운영하다 국토부로부터 적발,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공항공사는 자기부상열차 활성화를 위해 인천국제공항과 주변의 관광·문화 콘텐츠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장기주차장역 주변에 문화·관광·비즈니스 단지를 만드는 ‘랜드마크 콤플렉스’ 개발 사업과 파라다이스시티역에 들어설 ‘인천공항 스마트 레이싱파크’ 조성사업 등과도 연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자기부상열차 관련 용역에서 효율적 운영 방안은 나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국토부 등과 협의해 세부 전략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성명을 내고 “공항공사가 자기부상열차에 궤도운송법을 적용하면 노동의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하며, 이는 곧 자기부상열차 사업 폐지를 기정사실화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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