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청소년 받아 줄 인천 ‘회복지원시설’ 全無

인천지역에 소년보호처분 중 가장 경미한 1호를 받은 청소년이 감호 위탁기간 동안 머물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이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회복지원시설에서의 계도 및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청소년들 중 재범을 저지르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나 계도 및 재범방지 등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청소년회복지원시설은 총 18곳이 있다. 경기도에 3곳이 있고, 인천과 인구 수가 비슷한 부산 역시 4곳의 시설을 운영 중이다.

회복지원시설은 보호자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청소년 중 소년보호처분 1호를 받은 아이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다. 상담, 주거, 학업, 자립 등을 지원해 탈선을 예방하고 가정과 사회로의 복귀를 지원한다.

특히 대부분의 보호청소년은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등 생계를 이유로 정서적·경제적 지원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설에서의 돌봄 없이는 재범 위험이 높다.

A군(16)은 지난해 7월 선생님을 미는 등 학교폭력을 해 1호 처분을 받았다. A군은 어머니가 없는 한부모 가정에서 살면서 보살핌을 받지 못했고,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1호 처분을 받은 후에도 이 같은 생활을 이어가다 인터넷으로 사귄 친구들과 어울리며 무면허 운전을 해 또다시 소년분류심사원으로 넘겨져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B군(13) 역시 지난해 6월 가전매장에서 노트북을 훔친 뒤 1호처분을 받았고, 이후에도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방황했다. B군은 친구들과 어울리며 훔친 오토바이 등을 중고로 팔아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병과처분 제외) 1천616명 중 1호 처분을 받은 경우가 1천44명으로 64.6%에 달한다. 2020년에도 1천674명 중 1천67명(63.7%)이, 2019년에는 1천806명 중 1천89명(60.2%)이 1호 처분을 받았다. 해마다 10명 중 6명이 제대로된 돌봄만 받으면 재범하지 않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청소년이라는 얘기다.

청소년 심리상담 센터 관계자는 “회복지원시설은 아이들의 결손을 보완하고 도덕성을 길러주며 인생의 기준점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며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재범률이 높은 편인데, 회복지원시설의 보살핌을 받으면 재범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회복지원시설에 입소가 필요한 보호청소년의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청소년쉼터로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며 “전담기관이 없는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원 방안을 찾고 수요가 늘면 회복지원시설 개소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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