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착 상태 빠진 민주당에 지사 후보 단일화論/‘수성 더비’가 플레이오프 효과 낼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선거에 단일화 화두가 등장했다. 이를 공개적으로 제안한 측은 안민석 의원이다. 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 3인간의 단일화를 요구했다. 정치적 뿌리가 같다는 것을 3인 단일화의 명분과 당위로 내세웠다. 구체적인 단일화 목표는 도지사 선거에서의 민주당 승리다. 경기도를 발전시키고, 윤석열 정권 폭주에 맞서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 숙성된 상태라며 단일화 성사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염 전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동의한다”면서 “방법은 합의만 되면 어떤 방법이든 가능하다”고 했다. 조 의원은 부정적이다. “단일화 얘기는 처음 듣는다. 생각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앞서 안 의원은 “3자와의 꾸준한 접촉을 일주일간 해왔고 상당한 의견 진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후 맥락을 취합해 보면 ‘안-염 단일화’ 논의가 더 많이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3인 단일화가 어렵다면 우선 2인 단일화도 가능하다는 안 의원 언급도 그런 취지로 본다.

앞서 우리가 민주당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언급한 바 있다. 김동연 대표의 합류로 기존 판세가 변하는 시점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염태영-안민석 간의 단일화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2, 3위 권이었다. 김 대표의 지지율은 24.1%로 1위였다. 같은 조사에서 염-안 후보 지지율의 합이 31.7%였다. 조원씨앤아이가 조사한 자료로 선관위 홈페이지에 상세히 나와 있다. 자연스레 2, 3위간 단일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고, 그 실현성을 미리 예고했던 것이다.

그 후 시간이 지나면서 단일화 필요성이 더 커졌다. 안, 염 예비 후보는 여전히 6.7%, 6.5%다. 김 대표는 13.7%로 전체 3위로 내려 앉았다. 전체 1위는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으로 17.6%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6.7%, 국민의힘 36%로 좁혀졌다. 모노리서치가 경인일보 의뢰로 8~9일 이틀간 벌인 조사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 2, 3위간 단일화가 당사자는 물론 당을 위해서도 필요한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앞서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단일화의 코드는 학연이다. 같은 수성고등학교 동문이 염태영(22기)· 안민석(25기) 예비 후보다. 안 그래도 지역을 중심으로 둘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여기에 단일화 기대 효과도 둘의 조합이 가장 크다. 두 동문간 벌일 ‘수성 더비’가 당에도 위기 탈출의 수일 수 있다. 전국 최대 관심인 선거 아닌가. 그 판에서 펼치게 될 후보 단일화 경쟁이다. 갑자기 정체된 민주당을 위해서 더 없는 플레이오프전이 될 수 있다.

그 경쟁이 깔끔하다면 도민도 기꺼이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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