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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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범계중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편지가 담긴 물통’이 교내에 전시돼 있는 모습. 범계중학교 제공

세월호 참사 8주기를 앞두고 안산 단원구가 다시 노랗게 물들고 있다. 총 304명의 희생자(사망 299명, 실종 5명) 가운데 실종자를 제외한 유해는 평택과 화성, 안산 등지로 나뉘어 안치됐고, 일부 가족은 집에 품고 있다. 희생자들이 뿔뿔이 흩어진 배경엔 이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추모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정부는 추모 공간을 약속했으나 8년이 지나도록 예산 부족, 반대 의견 등에 부딪히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 안산에서 만난 ‘남은 사람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사고 10주기 안에 아이들이 한 공간에 모이길 희망한다.

지난 12일 안산시 단원구에서 만난 한 유가족은 추모 시설이 화랑유원지에 조성되길 희망했다.

그는 “아이들이 다닌 단원중과 단원고 인근 고잔동에 화랑유원지가 위치한다”며 “희생자 70~80%의 가족이 고잔동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원지는 어린 시절 아이들이 소풍을 자주 가던 장소라 추억이 많다”고 했다.

8년 전, 화랑유원지가 추모 공간으로 지정되자 일부 주민들의 반발도 심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설명하고 뜻을 구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돌렸다.

그래도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장소 선정과 예산, 의회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게다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향후 당선될 지자체 단체장의 의지도 중요하다. 가족들은 아이들 모두가 가까운 지역으로 돌아오길 희망하지만, 기나긴 줄다리기 싸움에 더욱 지쳐가고 있다.

유가족들은 “평택 서호추모공원, 화성 효원납골공원, 안산 하늘공원에 아이들이 잠들어 있고 여전히 집에 품고 있는 분들도 많다”라며 “하루빨리 흩어져 있는 아이들을 모으고 싶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 경기교육 ‘그날’ 기억하다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해 도내 교육현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8주기를 맞아 희생된 학생과 교원을 추모하고, 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우선, 도교육청은 4월 한 달 동안 세월호 추모 기간을 운영하며, 특히 15~16일 중에는 도교육청 남·북부청사, 직속기관, 교육지원청 등 모든 기관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정해 1분 동안 사이렌을 울리고 묵념 등 추모 행사를 진행한다. 또 추모 기간 동안 전체 기관에선 노란 리본 달기, 추모글 남기기, 학생 교육 활동 등 여건에 맞게 추모의 시간을 보낸다.

도내 학교 곳곳에서도 세월호 참사 8주기 추모 행사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안양 범계중 학생자치회는 지난 8일 추모 행사를 진행하며 세월호 참사 그날을 기억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6살 유치원생이었던 범계중 1학년 학생들은 8년 전 희생된 아이들을 향해 이제는 이 사건이 어떤 일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중학생이 됐다며 아파했다. 또 “저의 아픈 마음이 언니, 오빠, 아버님, 어머님께 가 닿기를 소망합니다”라며 세월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빌었다.

성남 은행중에서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은행중은 유가족들의 슬픔과 아픔이 씻겨 내려가길 바라는 바람을 담아 16일까지 추모 및 안전주간을 운영한다.

이현주 은행중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세월호 참사가 있을 때 아직 유치원생이었는데, 벌써 8번째 추모의 달을 맞았다”며 “이번 추모 주간을 통해 더욱 안전한 학교, 믿을 수 있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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