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장점을 자랑함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김은혜 의원이 “지난 시절 보다 나은 경기도가 되도록 발로 뛰고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장동, 백현동 개발 특혜 성남 FC,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재명 전 지사 측근들에 의해 자행된 권력 사유화와 맞서 싸워왔다”고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3년 동안 갈고 닦은 정책 역량,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마지막 봉사를 경기도에서 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했다. “(중도·젊은 층에) 확장성 있고 정책 역량을 갖춘 큰 후보는 저 뿐이다”라고도 했다.
방향이 같은 구상에는 맞서지 않았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경기 남부 최대 민원이다. 수원, 화성, 오산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두 후보 모두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말했다. 모호한 입장을 펴왔던 과거와 비교해 주목되는 입장이다.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에서 둘은 곧 맞섰다. 유 전 의원은 ‘과거 국방위원회에서 8년 일하면서 대구 공항 이전을 해냈다’고 소개했다. 중앙에서의 해결을 강조한 듯 하다. 김 의원은 ‘주민들이 반발하면 답이 없다. 인센티브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장의 타결을 말한 듯 하다.
합의와 대결의 토론은 GTX에서 더 했다. 둘 모두 GTX의 신설 내지 연장을 말했다. 경기도 전역에서 일고 있는 ‘GTX 숙원’에 답한 것이다. 구체적 토론에 들어가면서 이것도 긴박감 있게 대치했다. 유 전 의원이 “민자로 한 것이 문제다. 요금이 비싸지고 주민 부담이 된다...기존 노선을 이용하면 저속 열차가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공사비가 1천억원 든다. 국비로 쓰면 이 돈 어떻게 할 거냐. 기존 선로 이용해도 고속 운행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옳고 그름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토론 자체가 학습이다.
이전투구로 흐를 가능성도 있었다. 폭발력 있는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둘이 그 화약고를 건들지 않았다. 예상됐던 험악한 단어들이 아예 토론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두 후보가 언급하지 않으니까 인터넷에서도 사라졌고, 언론 보도에서도 사라졌다. 다른 평가도 있을 수는 있다. 경기도를 너무 큰 틀에서만 토론한 측면이 있다. 일부 토론 과정에는 지역 현실과 다른 언급이 나온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흠결을 감안해도 최소한의 품격을 보여준 토론으로는 손상이 없었다고 우리는 본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사 후보 토론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어느 당의 토론이 좋았는지 비교해 보지 않겠는가.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회는 품격 있더라’는 평점이 여야 모두에 매겨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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