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코로나19 ‘2급 감염병’ 하향

법정감염병은 질병의 위험도 등에 따라 1급부터 4급까지로 분류된다. 최고 단계인 1급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에볼라바이러스,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 17종이 해당한다. 2급은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등 20종이다.

정부가 25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이다. 1급 감염병에서 제외되면 격리의무가 사라지는 등 코로나19 관리체계의 많은 부분이 바뀌는데, 실질적인 변화는 다음 달 하순쯤 시행될 예정이다. 의료현장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4주간을 ‘이행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행기가 끝나고 유행 상황이 안정되면 내달 23일쯤 ‘안착기’로 넘어가 2급 수준의 방역체계로 전환된다. 2급으로 하향 조정돼 격리의무가 사라지면 생활비·유급휴가비·치료비 등의 정부 지원은 없다. 독감 같은 일반 감염병처럼 일반 의료기관에 가서 진료받고,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 치료받게 된다.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으로 25일부터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거나 마트에서 시식을 즐길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주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논의도 착수할 방침이다. 현재는 모든 실내, 실외에서 다른 사람과 2m 거리 유지가 안되는 경우, 집회·공연·행사 등 다중이 모이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새정부 인수위는 섣부른 실외 마스크 해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고위험군 보호를 위해 사람이 붐비는 시간·공간에서는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 모두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빨리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맘대로 여행하고, 맘대로 먹고 마시며 즐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직은 위험하다. 간헐적인 재유행이나 새로운 변이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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