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치유, 성남 ‘영체갤러리’] 고단한 일상 상처받은 마음…지친 현대인 ‘힐링공간’

이혜라 작가의 작품 150여점 상설 전시
관람객들과 그림에 대한 이야기 ‘소통’
송윤종 관장 “감상하고 위로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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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라 작가가 영체갤러리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영체갤러리는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 ‘작품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곳’, ‘나를 이해하는 그림이 있는 곳’ 등으로 불린다. 이 곳은 치유의 그림을 그리는 이혜라 작가의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개관 이후 매일 50여명의 사람들이 찾으며 ‘힐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송윤종 영체갤러리 관장은 “영체갤러리는 150여점의 이혜라 작가의 작품이 상설 전시된다.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으로 매일 많은 관람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내면의 아픔이 치유된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관통하는 힘은 공감과 치유다. 이혜라 작가는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성찰과 치유, 희망을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한다.

이 때문에 서울, 성남, 안양 등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주, 부산 등 전국에서 관람객들이 이혜라 작가의 그림을 보기 위해 영체갤러리를 찾고 있다고 갤러리 측은 말한다.

갤러리에선 특별한 시간도 마련된다. 이혜라 작가가 관람객들과 함께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위로하는 ‘작품 리딩’ 시간이다.

관람객들이 작품 감상 후 자신이 이끌리는 그림을 찾아 리딩을 신청하면 이혜라 작가가 어떤 마음을 담아 그림을 그렸는지, 왜 그림을 보고 이끌렸는지 설명해준다. 1시간여의 리딩시간을 통해 관람객들은 이혜라 작가와 함께 그림 앞에서 때론 울기도, 때론 웃기도 하며 내면에 있던 감정들을 비워낸다. 작품 리딩을 통해 감명받은 관람객들은 작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이날 이혜라 작가의 작품 ‘우리 핑크공주 똥(My Pink Princess Poo)’에 대한 작품 리딩을 받고 작품을 구매한 이하영씨(37)는 “지금까지 행복했던 적이 없었다고 생각할 만큼 그동안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작품 리딩을 통해 나를 이해받고 위로 받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관람객들은 그림 앞에서 1시간 동안 머물러 명상을 하기도 하며 서로 그림을 보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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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라 작가가 영체갤러리에 관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리빙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송윤종 관장은 “영체갤러리는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곳이 아닌 그림을 통해 내면의 아픔을 치유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을 수 잇는 곳”이라며 “더 많은 관람객들이 이혜라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얻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체 갤러리는 이달 중으로 커피를 마시며 이혜라 작가의 작품을 작은 소품으로 만날 수 있는 갤러리 아트숍&카페 ‘카페 영체’를 마련할 예정이며 더 많은 관람객들이 작품을 볼 수 있도록 갤러리 확장과 함께 하동·부산·대전지역에 브랜치 갤러리를 개관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은진기자

우리가 그림에 환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창작 활동이자 감각을 세련되게 해주는 교양의 역할. 특히 빠질 수 없는 것은 치유다.

그림은 현실의 고단함에 치인 사람들 마음을 위로하고 공감해준다. 지난 2월9일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 개관한 영체갤러리는 그림으로 위로하고 공감을 건네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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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작품을 감상하 고 있다. 조주현기자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통해 아픈 마음을 치유받았으면 합니다. 그것이 제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이혜라 작가(54)는 지난해 5월 화가로 데뷔, 6월 첫 작품을 선보인 뒤부터 빠른 속도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7월과 10월엔 경인미술관과 벡스코에서 <모든 마음은 아름답다>와 <신성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라는 개인전을 열었으며 이어 2021 BFAA 아트페어, 2021 UIAF 울산 아트페어에 참여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혜라 작가가 붓을 잡은 지 1년도 되지 않는 시간이지만 지금까지 이 작가가 그린 작품 수만 해도 1천600여점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이혜라 작가의 구축한 예술관은 명확하다. 작품으로 ‘사람의 내면을 치유하는 것’이다. 이혜라 작가는 “내가 그린 그림에는 나의 마음이 들어가 있다. 그 마음은 아픔, 기쁨, 슬픔, 사랑 등 다양하다”며 “마음을 담은 그림을 통해 관람객들이 같은 마음을 느끼고 공감할 때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람들이 행복해 해서 그림을 그린다”라는 이혜라 작가는 그가 그린 그림을 보며 ‘힐링 된다’라고 말하는 주변인들 덕분에 예술인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이 작가는 그림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진심을 담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하나 둘씩 그에게 ‘아픔을 그려달라’, ‘나를 극복할 수 있는 그림이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주변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그림을 그렸던 이혜라 작가는 “그림에 담은 진심을 사람들이 느꼈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나의 그림을 보고 치유를 받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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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작품을 구입한 관객. 조주현기자

이혜라 작가가 그림으로 사람들에게 치유를 전하는 만큼 그만의 상징적인 그림을 그린다. 그의 작품 ‘고전미를 뽐내는 황금 장미’, ‘당신의 아픔을 치유해드릴게요’에서 볼 수 있듯 눈과 장미, 손을 작품에서 접할 수 있다.

눈은 ‘마음의 눈’을 의미하며 장미는 ‘희망과 기적’을, 손은 ‘치유의 손길’을 뜻한다. 이혜라 작가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마음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본다. 누구는 용맹하게, 다른 누구는 두려운 눈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사랑스럽게 세상을 본다”며 “각기 다른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는 의미로 눈을 많이 사용한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누구나 희망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길 원한다. 그런 의미로 장미를 그리며 손은 나의 손으로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혜라 작가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강렬한 색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검은색과 빨간색, 황금색을 자주 사용하는데 강력한 색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충격으로 주고 내면 깊숙히 자리 잡은 상처를 밖으로 꺼내기 위함이다. 특히, 빨간색은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분노를, 검은색은 드러내지 않은 두려움을, 황금색은 빛나는 스스로를 의미한다. 이 작가는 “무의식 속에 잠들어있는 감정들을 꺼내야 마음이 치유될 수 있다”며 “다소 강렬한 색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쇼크를 주고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기 위해 강한 색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올해 역시 활발한 활동을 통해 관람객들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이혜라 작가는 영체갤러리 상설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5월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서울 모나코 스페이스에서 개인전 <기적의 치유>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다른 전시와 다르게 현장에서 그림을 그리는 ‘라이브 드로잉 세션’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유롭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파티 ‘Night Gallery’로 관람객들과 더욱 가까이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이혜라 작가는 “아픈 사람, 가난한 사람, 불행한 사람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한다”며 “나의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치유하고 기적 같은 일을 경험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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