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탈락 현역 시장들의 ‘분노 출마’/본인 정치 이력에 오점 되지 말아야

민선 7기 시장은 민주당 싹쓸이였다. 그 필연적인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현역이 압도적인만큼 공천 탈락자도 많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에 불복하는 이들이 생긴다. 민주당을 탈당하는 현역 시장들이 생기고 있다. 무소속으로 민선 8기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다. 이번에는 현역 파주시장 최종환, 현역 남양주시장 조광한, 현역 안산시장 윤화섭 등이 그런 경우다. 모두 여론조사 1위권이다. 조직에서도 비교 우위에 있다. 당연히 억울할 만 하다.

최종환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0% 정도의 지지율을 보였다. 여야 후보를 통틀어 가장 높다. 그가 공천에서 탈락했다. 항간에 가정 폭력이라는 네거티브가 있었고, 이것이 탈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최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조광한 시장은 송사가 공천탈락의 원인이 된 경우다. 남양주도시공사 감사실장 채용 비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당으로부터 이미 당직을 정지 당했다. 공천 배제가 예견됐었다. 그런데도 조 시장은 탈당을 선언했고 ‘소신 있는 행동’을 예고했다. 윤화섭 시장도 컷 오프 이후 침묵하고 있으나 무소속 출마 전망이 나온다.

이들의 낙천 사유는 확실치 않다. 무엇 때문에 떨어졌다는 공개적 언급이 없다. 당사자가 낙천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구조다. 반발하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에 지역 내 국회의원, 또는 당 지도부와의 악연이 빌미가 된 경우도 없지 않다. 이미 낙천을 정해 놓고 가정 폭력이니 비위 송사니 끌어다 붙이는 모양새도 엿보인다. 그렇게 보면, 낙천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이들에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탈당, 무소속 출마를 이해하게 되는 측면이다.

하지만 예상 결과가 뻔하다. 우리에게 익숙했던 과거의 예가 많다. 매 선거에서 공천에 탈락하는 현역은 있었다. 그들 가운데 탈당과 무소속를 강행한 이들이 있었다. 그 결과는 대체로 두 가지였다. 막판까지 현역의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다. 이 경우 소속 정당 후보자는 떨어진다. 본인은 선전 끝에 낙선한다. 또 하나는 선거 기간 중 소멸해 버리는 경우다. 이 경우 정당 후보자는 당선된다. 본인만 존재감 없는 득표율로 끝난다. 어느 쪽이든 본인은 진다.

우리 유권자가 가진 정서 때문이다. 공천 불복, 탈당, 무소속 출마 행위를 거부한다. 어떤 경우에도 이런 일탈을 품어주지 않는다. 이를 증명하는 수많은 선례가 우리 선거 역사에 쌓여 있다. 저 시장 셋, 대부분이 능력 있는 현역 시장이다. 유권자도 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 한다. 그러나 이런 정서가 투표장으로 옮겨가지는 않는다. 수치와 결과로 증명된 선거 법칙이다. 분노를 삭이고 불출마를 결단하는 고민이 지금 저들에게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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