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다 보면 궁전 못지않게 발길 닿는 곳이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예술극장이나 오페라하우스 같은 문화예술 건축물이다. 파리 센 강 근처에는 소설과 영화로 잘 알려진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실제 배경이 된 ‘파리 오페라 하우스’가 있고, 뉴욕에는 종합예술극장인 링컨센터가 있으며, 호주에도 시드니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멕시코시티에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극장인 ‘국립 예술의 전당’이 있다. 아르누보 건축 양식의 이 궁전의 외관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최고급 흰 대리석으로 장식했고, 전면 파사드 하모니는 이탈리아 조각가 레오나르도 비스톨피(Leonardo Bistolfi)의 작품이다. 내․외관의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은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고풍스러운 예술적 가치를 더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는 건축 초기부터 난관을 겪고 오랜 기간에 완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예술의 전당은 1904년 멕시코시티 상업 중심가 한복판에 독립 100주년 기념으로 기존에 있었던 국립극장을 허물고 착공하였으나 지반이 조금씩 내려앉아 보강공사를 하다 보니 30년이나 걸려 완공했다.
1910년에는 멕시코혁명이 일어나 정부가 바뀌었고, 이 과정에 애초 설계를 맡았던 이탈리아 건축가 아다모 보아리(Adamo Moari)가 고향으로 돌아 가버려 공사는 1932년까지 중단됐다. 그 후 멕시코 건축가 페데리코 마리스칼(Federico Mariscal)이 이어받아 2년 후인 1934년 겨우 완공하였지만, 보아리가 설계한 정원이 있는 광장과 페가서스 조각상은 1994년에야 완성됐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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