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장애인과 비장애인 나눈 선 없앨 것"

“무너진 베를린 장벽처럼 제 강의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이 허물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김경원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36)는 세상의 편견에 굴하지 않은 채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변화를 몸소 느꼈던 만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데 어우러져 살 수 있는 사회를 구술로 전파 중이다.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뇌병변장애를 얻은 김 강사. 사춘기 때부터 ‘나는 왜 할 수 없을까’라는 자괴감이 자신을 갉아먹었다. 쌓이고 쌓인 자괴감은 결국 마음의 병으로 커져 모든 사람이 본인의 모습을 보고 비웃는 것처럼 느꼈다. 그는 생각대로 안 되면 도로에 드러눕는 등 사회를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초 단위로 몰려오는 자괴감에 힘들어하던 김 강사는 지난 2017년 지장협의 인식개선교육 강사에 참여하고 난 뒤 방황의 종지부를 찍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을 꿈꿨던 그는 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발음이 나아지는 등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5년 전 부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가슴 속 뜨거운 울림을 느꼈다.

김 강사는 “강의를 마치니 한 여학생이 울면서 찾아왔다. 자신의 집 앞 사회복지시설의 장애인들이 무서워서 피해 다녔는데 강의를 듣고 그분들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린 것”이라며 “동시에 저도 울컥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2018년에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자격증 취득에 나섰다. 학교와 달리 직장 강의는 이와 관련한 자격증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자택인 수원에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서울 여의도로 향했다. 비장애인이라면 1시간30분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겠지만, 마음의 병을 앓는 데다 몸도 불편한 김 강사 입장에선 고된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도전이라는 원대한 목표하에 이틀 동안 강의를 이수하고 시험을 거쳐 자격증을 따자 그의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이처럼 학교와 직장 등을 종횡무진하며 약 5년 동안 150회의 강연을 진행한 김 강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종료로 활동 폭이 넓어지는 만큼 장애인에 대한 편견 해소 나서기에 고삐를 쥘 예정이다.

김 강사는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항상 도전에 나섰다”며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장애인은 참고 기다려달라’이다. 이와 같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눈 선을 좋은 강의로 없앨 수 있도록 오늘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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